많은 병원이 ‘혁신’하기 위해 다른 병원을 벤치마킹한다. 하지만 몸에 맞지 않는 잘못된 벤치마킹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를 해야 백전백승(百戰百勝) 할 수 있듯이 ‘우리 병원’이 어떤 곳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서비스디자이너’로 병원을 바꿔 온 세종충남대병원 김현정 기획조정실장이 무작정 ‘잘나가는 병원’을 따라 해서는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른 병원의 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하려고 해도 “우리 병원이 어떤 곳인가”를 먼저 알아야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피부과 전문의인 김
뒤늦게 의료시스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일본이 전자의무기록(EMR) 사용 촉진을 위해 가산 수가를 도입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아날로그 시스템의 한계를 느낀 만큼 적극적인 재정 투입으로 디지털 전환 추세를 따라잡겠다는 것이다.별도 수가 없이 개별 병원들이 '알아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환자 의료보험 자격을 확인하는 '온라인 자격 확인 시스템(オンライン資格確認等システム)'을 도입했다. 의료기관끼리 환자 진료비 청구 내역이나 전자의무기록 공유도 가능하다. 여기에 의약품 처방·사
성남시의료원을 바라보는 환자와 내부 구성원들 간 시선이 극명히 갈렸다. 성남시의료원을 찾은 환자들은 대체로 의료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의료원 운영’ 전반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성남시의료원 의사노동조합 등 내부 구성원들이 대학병원 등 민간 위탁 운영에 강하게 반발하며 우선적인 조직 혁신을 위한 ‘리더십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유이기도 하다.국민의힘 정용한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성남시의료원 설립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은 성남시의회에서 심사 보류됐다. 하지만 신상진 성남시장은 성
신념에 따라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에게 낙태를 원하는 여성이 찾아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찬가지로 의사 조력 자살이 합법이라면 이를 원하는 환자를 거부할 수 있을까.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 WMA)가 개정한 ‘국제의료윤리강령(International Code of Medical Ethics, ICOME)’에는 이 같은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의사들을 위한 내용이 담겼다.세계의사회는 지난 5일부터 8일(현지시각)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73차 총회에서 개정된 국제의료윤리강
성남시의료원이 위기다. 성남시의료원 이중의 원장과 의사들 간 갈등은 봉합하기 힘든 수준으로 악화됐고, 성남시의회에 발의된 ‘성남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으로 민간위탁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진 미충원과 진료체계 정비 미흡을 이유로 민간 위탁 운영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성남시의료원 내부에서는 ‘진단’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실체를 들여다보지 않고 잘못된 진단만으로 민간위탁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성남시의료원 의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 원장과 불화로 의료원을 떠난 의사들은 20명
국정감사를 통해 필수의료의 현실이 다시 드러났다. 필수의료 분야 기피 현상은 더 심화돼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국회 내에서도 필수의료 분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논의가 구체화 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필수의료과목으로 꼽히는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산부인과 등은 최근 5년간 전공의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지난 2018년도 전공의 모집에서는 정원을 모두 채웠지만 그 이후 지원율이 급감하면서 2021년도에는 38.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격진료나 비대면 협진 등을 경험한 의사와 환자가 늘면서 그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환자들 사이에서는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의사들은 CT/MRI 촬영이나 다양한 검사 등을 할 수 없어 임상적 결정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겪고 있었다.이는 딜로이트 헬스솔루션센터(Deloitte Center for Health Solutions)가 미국 의사 660명과 환자 4,5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가지 서베이(survey)를 분석한 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전선에 섰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대응은 달랐다. ‘공존’을 테마로 병원을 통째로 비우는 대신 일부를 코로나19 전담병동으로 구축하고, 나머지 병동은 ‘일반진료’를 지속했다. 이른 바 ‘한 지붕 두 병원’ 전략 이다. 병동을 통째로 비워야만 했던 다른 거점병원들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모범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한 지붕 두 병원 전략은 이렇다. 병원 일부 층을 비워 코로나19 전담병동으로 분리했다. 4개 층과 지원공간 1개 층으로 이뤄진 코로나19 전담병동은 중등증과 준중증, 중
거래하던 의료기기업체에서 병원 운영 자금을 빌렸다가 병원 경영권까지 내놓아야 했던 한 원장이 ‘구사일생’으로 그 자리를 지키게 됐다.A원장은 지난 2015년 3월 대전 지역에 200병상 규모인 D종합병원을 개원했다. 하지만 개원한 지 3개월 만에 ‘메르스(MERS)’ 환자 발생으로 병원 전체가 ‘코호트 격리’됐다. 그리고 29일 만에 일반 진료를 재개하고 정상화를 꾀했다.하지만 메르스로 인한 위기는 격리 해제 이후 찾아왔다. 메르스 여파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감했고 정부 지원금도 끊기자 자금난이 심각해졌다.A원장은 병원 운영 자금
세 차례 진행된 환자경험평가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받은 곳이 있다. 바로 인하대병원이다.인하대병원은 평가가 거듭될수록 성적이 올라 올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3차 환자경험평가에서는 ‘1위’로 올라섰다. 인하대병원은 6개 영역 중 4개 영역에서 90점 이상인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에게 추천하겠느냐는 문항 등으로 이뤄진 전반적 평가 영역 점수가 93.28점으로 가장 높았다. 상급종합병원 45개소 중 가장 높았다. 전반적 평가는 입원 경험을 점수(10점 만점)로 평가해 달라는 문항과 가족이나 친구에게 추천하겠느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국내 수많은 의료기관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명지병원 역시 유행 초기부터 코로나19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관 중 하나다.코로나19 대응 의료기관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 중 하나는 ‘의료진 번아웃’이다. 2020년 이후 몇번의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수많은 의료기관 의료진들이 신체‧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때문에 방역당국에서도 의료진 번아웃 문제 해결을 위한 정신건강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코로나19 유행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
‘소아’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은 진료과를 가리지 않고 있다. 전공의 지원율이 높은 ‘인기과’에서도 세부전공으로 소아 분야를 선택하는 전문의는 드문 게 현실이다. 소아정형 분야도 마찬가지다.대한소아청소년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현재 소아정형 분야 진료를 하는 정형외과 전문의는 40여명에 불과하다. 소아정형외과학회에 등록된 정회원은 175명이지만 이들 중 현장에서 소아정형 환자들을 주로 진료하는 의사는 23%뿐이다. 45개 상급종합병원 중 소아정형 분야 전문의가 한명도 없는 곳도 여러 곳이다.소아정형외과학회는 소아정형 분야 세부·분과 전문
"우리가 진심을 담아 만든 막국수를, 손님이 진심을 담아 맛있다고 할 때 행복합니다."하루 평균 손님 1,000명 이상, 하루 평균 매출 1,000만원, 연매출 30억원. 지표만 나열하면 몇 층짜리 커다란 음식점 건물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가게, '고기리 막국수'는 나무로 만든 테이블 8개를 놓고 부부 한 사람은 면을 삶고 한 사람은 손님을 맞는 작은 가게다.서울 압구정에서 7년간 운영하던 이자카야를 경영난에 접은 후 살 길을 찾던 부부는 경기도 외진 마을을 찾아 작은 막국수 집을 열었다. 평소 좋아하던 막국수라면 진심을 다해 대접
전공의 정원 증원을 고민하던 대한비뇨의학회가 현재 정원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비뇨의학과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증원 논의는 아직 이르다는 이유다.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학회를 넘어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비뇨의학회 고민은 이번 2022년도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정원 100% 달성과 함께 시작됐다. 비뇨의학과는 지난 2017년 정원을 120명에서 78명으로 감축하고 비뇨의학회 차원에서 50명으로 제한해 모집하고 있다. 모집률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대형수련병원을 중심으로 50명 정원 제한을 풀자는 의견이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정부에 의대 정원을 확대하고 성과연동지불제(Pay-for-Performance)를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현 의료 시스템으로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장기요양제도 개선과 재택의료 강화도 강조했다.이는 지난 19일 OECD가 발표한 '2022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22)'에 담겼다. OECD는 2년마다 회원국 경제 동향과 정책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하고 정책 권고 사항을 담아 국가별 검토 보고서를 내고 있다.이번 보고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병원들도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 병상을 마련하기 위해 공사를 반복해 온 한국 병원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 병원들은 다음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한 ‘유연한 공간’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래디어린이병원(Rady Children's Hospital)’은 12억 달러(1조6,668억원)를 투자해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래디어린이병원은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큰 어린이병원이며 샌디에이고
'의사가 만드는' 비대면 진료 가이드라인 등장이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의료계 중심 비대면 진료 논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거란 기대는 물론 지나친 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지난 17일 서울시의사회 원격의료연구회 세미나에서는 젊은 의사 중심으로 결성된 '비대면진료연구회'가 비대면 진료 가이드라인과 사례집 개발 목적과 필요성을 밝혔다. 비대면진료연구회는 올바른 비대면 진료 방향 설정을 위해 지난 5월 결성됐다. 의료계가 비대면 진료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면서 환자 안전과 실제 비대면 진료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이미징(Digital Imaging) 등 최첨단 기술을 잘 활용하는 ‘세계 최고 스마트병원’은 미국 메이오클리닉(Mayo Clinic)이었다. 한국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가장 ‘스마트’한 병원으로 꼽혔다.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타티스타(Statista)와 함께 세계 28개국에서 스마트 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병원 300곳을 선정해 ‘2023년 세계 최고 스마트병원(World’s Best Smart Hospitals 2023)’으로 최근 발표했다.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더 안전하고 발전적인 비대면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젊은 의사들이 의기투합해 '비대면진료연구회'를 설립했다. 의료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갑론을박만 벌이며 전진하지 못하는 의료계 내부의 틀을 깨기 위해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출신 의료윤리 전문가인 정환보 밸러스본의원 원장과 제너럴닥터 김승범 대표, 비대면 진료 전문 의원으로 주목받은 이의선 아산케이의원 원장, 의료 현안마다 젊은 의사의 목소리를 내온 서연주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가 핵심 멤버다. 여기에 권후정 변호사도 합류했다. 권 변호사는 제3자의 입장에서 균형잡힌 시각을
한국 대학병원들이 세계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임상 분야는 내분비내과, 정형외과, 호흡기내과, 비뇨의학과, 소아과, 신경과였다.이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타티스타(Statista)와 함께 선정한 ‘2023년 전문 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Specialized Hospitals 2023)’에서 드러난 결과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평가에는 세계 20개국에서 의사 등 의료 전문가 4만명 이상이 참여했다.올해는 비뇨의학과를 추가해 총 11개 임상 전문 분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