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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가 지난달 24일부터 시행된 ‘글로벌 혁신신약에 대한 보험약가 개선안’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개선안은 국내 보건의료 기여도가 높고 임상적 유용성을 개선한 신약을 ‘글로벌 혁신신약’으로 선정해 ▲약가 대체약제 최고가의 10% 가산 ▲약제급여 평가기간 120→100일, 약가협상 기간을 60→30일 단축 ▲국내에서 세계 최초 허가받은 글로벌 혁신신약이 근거자료 생산이 어려운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 등일 경우 경제성 평가 면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KRPIA는 개선안 혁신 신약을 우대하기 위한 ‘국내 보건의료 발전 기여’ 요건에서 ‘사회적 기여도’와 ‘개방형 혁신’에 대한 부분을 유예한 것은 수입 신약에 대한 차별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개선안대로라
기자수첩
박기택 기자
2016.11.0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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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앤존슨의 1982년 타이레놀 리콜사건은 아직까지도 기업윤리에 입각한 위험관리 모범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당시 존슨앤존슨은 미국 시카고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한 환자 8명이 사망한 데 대해 미국 FDA가 시카고 지역의 제품을 회수할 것을 권고했지만, 회사는 전 지역의 타이레놀 3,100만병을 즉각 회수하고 병원과 소비자에 적극적으로 리콜 사실을 알렸다. 이후 소매단계에서 누군가의 음모로 제품에 청산가리를 넣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회사의 성실한 조치는 더 빛을 발했다. 빠르고 적극적이며 성실하기까지 했던 조치로 존슨앤존슨은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더욱 신뢰를 받는 회사가 됐다. 그로부터 약 28년이 지난 2010년 자회사인 드퓨(Depuy)가 만든 ASR 인공고관절(ASR)에 부작용 발생이 높다는 사실이 드러
기자수첩
남두현 기자
2016.10.1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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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 논란에 온 국민의 눈길이 쏠려있다. 백씨가 사망한 지난달 25일 이후 연일 사망진단서 논란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중요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결국 서울대병원은 서울대와 특별조사위원회까지 구성해 지난 3일 입장을 밝혔지만 그 이후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렇게 온 국민의 시선이 서울대병원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주목받지 못하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대병원노조가 지난달 27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파업이다. 서울대병원노조는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저지 등을 목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 1,700여명 중 필수유지인력을 제외한 간호사, 의료기사, 운영기능직 등 400여명이 이번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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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 기자
2016.10.0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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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의 중대한 이상반응과 공시 지연 파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올리타가 1년 만에 사망사례 발생 등 부작용 이슈가 발생했고 이에 앞서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기술계약이 파기됐다. 계약파기 공시 시점을 놓고 주식 부정거래 의혹까지 불거져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두가지 이슈로 인해 한국의 길리어드라고까지 불리던 한미약품의 위상이 한순간에 곤두박질 쳤다. 올리타 부작용 논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감독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게 하고 있다. 중대한 이상반응에 대한 늑장보고 등의 문제가 불거져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 식약처 모두 이번 부작용 이슈에 대한 관리 및 대응에 미흡한 점이
기자수첩
이혜선 기자
2016.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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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의원 사태, 성추행, 대리수술 등 잇단 추문들로 의료계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일부 의사들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여론이나 사회적 시선이 너무 냉담하다. 이런 추문이 재발하지 않게끔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등 의료계 주요 단체들이 윤리교육 강화에 나서고 있고, 정부는 동료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어찌 보면 의사로서 당연한 모습을 강제적으로(그 형태가 교육이건 제도건 간에) 요구하고 있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연세대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가 의사들에게 던진 메시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3일 제1회 명지병원 치매극복 페스티벌에서 100여명의 의사 등 병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100년을 살아보니- 100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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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택 기자
2016.10.0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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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길병원의 국내 첫 왓슨(Watson) 도입을 주목하고 있다. 길병원의 왓슨 도입 발표 후, 의료계에선 물꼬가 터졌으니 다른 병원도 앞다퉈 왓슨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망처럼 왓슨 도입이 줄 이을 지는 미지수다. 일단 의사들의 반대를 넘어야 한다. 길병원도 ‘의사가 어떻게 로봇에 의지해 진료하냐’며 반대하는 의사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 국내 환자들이 질병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또는 민감함도 넘어야 할 숙제다. 왓슨은 의사가 환자의 질병, 신체 정보 등을 입력하면 문헌정보 및 진료기록 등 학습된 자료를 분석해 진단 및 치료법을 제공한다. 왓슨을 이용하기 위해선 개인정보 제공이 전제돼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심심찮게 발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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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 기자
2016.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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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호해준다는 의료급여 환자가 오히려 건강보험 환자보다 차별을 받는 사례가 수년간 반복되고 있다. 정액수가라는 틀에 갇혀 외래 혈액투석을 받는 날에는 백혈병을 앓아도, 급성복통에 시달려도 다음날 또다시 병원을 와야 약을 처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기사가 나오고 난 뒤 대한투석학회는 최근 심포지엄을 열고 의료급여 혈액투석 정액수가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동안 학회는 무엇을 했나. 다들 궁금해 했을 이야기가 시작됐다. 사실 올해 이슈가 된 것은 400만원에 달하는 글리벡 처방건을 삭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지, 이미 수년간 삭감은 계속돼 왔다고 했다. 그 금액이 적어서, 이의신청할 손이 모자라서 그저 체념하듯 넘긴 세월이 15년이라고. 학회는 그동안 복지부를 만나고 국회의원을 만나기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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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덕 기자
2016.09.1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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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인 ‘특허’는 특정인에게 일정한 법률적 권리 등을 부여해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 지위를 부여한다. 당연히 이에 따른 경제적 이익도 보장되는데 이로 인해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서 특허권자와 후발주자들 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제약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허를 사수하려는 오리지널 제약사와 특허를 무효화 하거나 회피해 제네릭 약물을 출시하려는 후발제약사 간에 논리다툼이 무척 치열하다. 특히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도입된 후 제네릭 약물 출시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우선판매허가권 부여 제도가 생기면서 제약업계에는 특허소송이 증가했다. 흥미로운 것은 과거 ‘다국적사vs국내사’ 간 특허분쟁 구도가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 간 분쟁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SK케미칼은 최근 특허만료를 앞둔 천연물신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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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선 기자
2016.09.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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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일을 그르친 뒤에 아무리 뉘우쳐야 이미 늦었다는 고사성어다. ‘약방문’은 한방에서 약을 짓기 위해 필요한 약의 이름과 분량을 적은 종이로, 오늘날 의과에서의 ‘처방전’과 동일한 의미다. 의약분업 이후 의사의 처방전은 환자에게 제공되고 그 처방전대로 약국에서 약사가 조제를 한다. 하지만 한방은 예외다. ‘비방(方)’이라는 이름으로 특효가 있다는 약방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비방의 문턱이 어찌나 대단한지 한의원에서 제조했다고 환자에게 주는 첩약에도 그 성분과 함량을 알 길은 없다. 첩약은 비급여 진료비라 정확한 통계를 알 수는 없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맡은 이래 교통사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첩약 진료비를 보면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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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덕 기자
2016.08.2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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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와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원격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데 이어 클라우드에 대한 규제완화를 예고했다. 대통령이 직접 의료계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여기에 발 맞추듯(?) 최근 원격진료의 필요성을 강조한 보고서와 관련 포럼도 잇따르고 있다. 원격진료는 적지 않은 사회·의료적 파장이 예상되는 정책인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 보고서와 포럼의 주체를 보면 과연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인지 의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에서 이같은 보고서가 나오고 포럼을 주최했다. 관련 보고서에선 한국에 비해 빠른 중국과 일본의 원
기자수첩
남두현 기자
2016.08.1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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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최근 감염관리실 설치 확대, 위기관리소통 전담부서 신설, 역학조사관 증원 등 신종감염병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겪고서 얻어낸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대책일지언정, 고무적인 모습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감염병 현장에서 뛰는 의료인의 근무환경 개선이다. 메르스 사태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 많은 의료진들의 희생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감염에 노출 위험 속에서도 최전선에서 환자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의료진들은 병원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기피 대상이 되는 설움을 겪기도 했다. 오죽하면 메르스 당시 많은 격리환자를 진료했던 한 감염내과 의사가 “제4의 신종감염병이 온다면 사표를 내고 잠적하고 싶다”
기자수첩
남두현 기자
2016.08.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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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경기에서 심판의 페널티는 명확한 기준과 공정함이 전제돼야 한다. 누구나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페널티가 아닐 경우, 불공정 경쟁이란 오명을 쓸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운동경기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제도 운영 또한 마찬가지다. 제도를 운영하면서 심판 역할을 하는 정부가 공정한 잣대와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면, 당사자들은 ‘반칙’이란 생각까지도 갖기 십상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신약 지원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차별적 모습이 엿보인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약가제도 개선안’이 그렇다. 개선안은 글로벌 혁신신약에 약가를 우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해당되기 위해선 혁신형 제약기업이거나 준하는 기업 등이 개발사여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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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2016.08.0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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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만명(추정) 정도였던 치매환자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20년에는 15만명, 2030년에는 22만명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자의 치매, 중풍(뇌혈관질환) 관련 의료비 부담도 급증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 중점을 둔 건강증진 시범사업에 나선다는 반가운 소식이 나왔다. 하지만 서울시의 건강증진 시범사업을 들여다보면 좀 이상하다. 한의사들이 사전·사후 스크리닝 검사(치매MMSE, 우울증GDS)를 통해 대상자들을 구별하고 인지기능저하자(치매고위험)와 우울감이 있는 노인들에게 생활·행태 개선 교육 및 총명침, 한약 과립제 투여 등을 해주겠다고 한다. MMSE, GDS 등은 한의학이 아닌 현대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의학적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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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 기자
2016.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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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부 산하기관인 FDA(식품의약국)는 의약품에 대한 규제 기관 중 명실상부 가장 권위 있는 기관으로 꼽힌다. 이는 FDA가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엄격한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데서도 비롯된다. 이에 따라 FDA 규정을 준수해 판매승인을 받은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줄 강력한 증거가 생기게 되고 이는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도 이어진다. 모든 규제가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만 볼수는 없다. 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 평가는 특히 더 그렇다. 지난 12일 과천서울청사 경인식약청에선 한 바이오 업체가 개발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두고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해당 치료제는 알바이오가 중증 버거병 환자를 타깃으로 개발하고 있는 임상시험 1단
기자수첩
남두현 기자
2016.07.1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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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회관을 150여명의 학생들이 가득 메웠다. 그들은 서남의대 재학생들이었다. 바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의대생들에게 방학은 바쁜 학사일정을 잠시 쉬고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짧지만 금쪽같은 시간이다. 그런데 이날 의협 회관에 모인 서남의대 학생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서남의대 학생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교육권을 보장받기 위해 뜻을 모아 목소리를 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남의대를 둘러싼 논란 때문에 안그래도 부족한 기초의학교실 교수 두명이 학교를 떠나고, 임상실습을 하는 교육병원이 조만간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대로면 당장 2학기부터 전 학년에 걸쳐 모든 교육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서남의대 학생들의 열악
기자수첩
조우섭 인턴기자
2016.07.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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