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위에 누워 있는 남자는 기묘하기 짝이 없었다. 서른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도 남자의 키는 130센티미터가 겨우 될까 말까였다. 실은 키를 제대로 잴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었다. 남자의 왼쪽 다리는 무릎 아래에서 끊어져 있었고, 남아 있는 오른쪽 다리는 뒤틀려 있었으며, 그 아래에 달린 오른발은 크기가 너무 작아 30킬로그램이 채 안 되는 남자의 몸무게조차 지탱할 수 없어 보였다. 누가 봐도 성인 남자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몸이었다. 하지만 내가 남자에게서 느꼈던 강한 이질감과 위화감의 근원은 남자의 끊어진 왼다리도, 뒤
[라스베이거스=민경중 특파원] “BE IN IT” (빠져들어라)“I AM IN IT” (난 IT 현장에 있다)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이 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전 세계 4,700여개 언론사에서 참석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언베일드 행사로 막을 올렸다.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만 열렸던 2021년,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열린 2022년과 달리 CES 2023은 174개국, 3,200개 기업과 기관, 4,700여 언론사가
간호조무사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산부인과 전문의 6명이 한꺼번에 유죄를 선고 받은 울산 A병원에는 피부 봉합 수술에 참여한 의료인이 1명 더 있다. 재판부가 "3년 6개월간 A병원에서 간호조무사나 간호사가 진행한 봉합 수술이 622회에 이른다"고 한 대목에 나오는 간호사다. 그러나 간호조무사와 달리 기소돼 재판을 받지 않았다.청년의사가 입수한 울산지방법원 판결문에는 이 사건 피고인인 의사 6명과 간호조무사 외에 '수간호사 B'가 등장한다. 간호사 B씨는 구속된 간호조무사 C씨보다 앞서 지난 2011년 A병원에 입사해
의학계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우려하는 이유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받은 사건이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한다.이 사건의 한의사 A씨는 환자 1명을 2년여 동안 68회나 초음파 검사했지만 자궁내막암 2기를 진단하지 못했다. 이 환자뿐이 아니다. A씨가 운영하는 한의원은 자궁근종, 자궁내막종, 자궁내막염, 난소낭종 등을 치료한 사례를 공개하며 사례마다 그 증거로 초음파 사진을 제시했다.하지만 이를 검
이게 몇 년 만인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이후 처음으로 온 가족이 모인 추석날이었다. 그새 아이들은 하나 빼고 다 초등학생 고학년이 되어 자기네끼리 테이블을 차지하고 어른들만 따로 모여 앉았다.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보따리를 풀다 아버지가 지갑을 주섬주섬 만지시더니 ‘사전연명의료의향서등록증’을 꺼내시는 게 아닌가.“나랑 너네 엄마는 보건소 가서 이거 다 작성해 놨으니까, 혹시 나중에 잘못되면 절대 아무것도 하지 마라.”70세도 안되신 부모님이 예고 없이 말씀하시니 당황스러웠지만, 자식들이 병시중 고생할까 결정하신 것 같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을 이끈 손흥민 선수는 '월드컵 키즈'로 불린다. 20년 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보고 꿈을 키웠다. 그리고 이제 영국 잉글랜드 프로축구리그(EPL)에서 활약하는 그를 보며 한국 축구 꿈나무들이 자라고 있다.축구는 물론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스타는 그 분야의 성장을 이끈다. 국내에 머물던 시야가 전 세계로 확장되고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꿈을 갖고 도전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청년의사와 만나 서울대병원 해외 진출 청사진을 설명하던 이동연 국제사업본부장(정형외과)이 한국의
연세의대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최근에는 서울의대를 제치고 '한국 의대 1위' 자리를 차지했다는 평가 결과도 나왔다.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스고등교육(THE)’이 발표한 ‘2023 세계대학순위’ 의학(clinical and health)부문에서다.이 평가에서 연세의대 순위는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연세의대는 연구실적과 교육여건, 산학협력수익, 국제화 등 평가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영국 대학평가기관 ‘Quacquarelli Symonds(QS)’나 미국 시사주간지 ‘US News&World Report(USNWR)’가 발표하
암세포가 깨지면서 생기는 미량의 DNA 조각을 말초혈액 속에서 찾아내 암을 진단하는 기술인 액체생검(liquid biopsy). 최근 이 액체생검 기술이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과 접목돼 암의 진단뿐만 아니라 항암제 처방 등 치료 방법을 결정하거나 치료 후 환자의 예후와 내성 여부 추적 관찰 등 그 쓰임새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세훈 교수,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안병철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선영 교수,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지윤 교수 등 국내 암 전문가 4인에게 액체생검 기반 NGS의
소아청소년과 위기와 함께 '기피과' 문제에 대한 사회 경각심도 커졌다. 기피과에서 일하는 전공의들에게 관심이 집중됐지만 수련의로서 신분을 드러내기 쉽지 않다. 청년의사는 2023년 신년특집으로 익명 대화가 가능한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활용한 인터뷰를 기획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협조를 구해 참여자를 찾았다. 지난 12월 22일 열린 오픈채팅에는 전공의 6명이 참여했다. 당일 참석하지 못한 소아청소년과 2년 차 C씨와 외과 3년 차 H씨가 메일을 통한 추가 인터뷰에 응했다.인터뷰 참여자: 소아청소년과 3년차 A, 소아청소년과 3년차
의료계 신춘문예 ‘한미수필문학상’ 22번째 대상작으로 최상림 중앙대광명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의 〈유방암 환자의 군가〉가 선정됐다.우수상은 ▲마지막 재회(이도홍 의정부마스터플러스병원 재활의학과) ▲애기, 엄마(이수영 화순전남대병원 대장항문외과 부교수) ▲말 한마디의 무게(정다정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조교수) 등 3편에 돌아갔다.장려상으로는 ▲뽀뽀를 하재요(김기경 샘물호스피스병원) ▲죽음을 맞이하는 의사라는 직업(김연수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철심 의사 분투기(문성호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부교수) ▲내 어린 고양이 유자(박
“환자분 시술 시작하겠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마취할 때 조금 아프세요. 아픈 순간에는 제가 미리 말씀드릴게요.”케모포트 삽입을 위해 환자 오른쪽 가슴 윗부분을 마취했다. 시간 간격을 두고 마취가 되길 기다리던 중 환자가 갑자기 노래를 불렀다.“아름다운 이 강산을 지키는 우리 사나이 기백으로 오늘을 산다. 포탄의 불바다를 무릅쓰면서 고향 땅 부모형제 평화를 위해.”순간 눈이 동그래진 시술 방 간호사랑 눈이 마주쳤다. 공중보건의사로 군 복무를 마친 나는 훈련소를 4주 밖에 다녀오지 않았지만, 저 노래가 군가라는 것 쯤은
새해를 앞두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교육부가 보건복지부에 의대 정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게 발단이 됐다. 현재 의대 정원은 3,058명이다.최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입원 진료를 중단하는 대학병원이 생겼다는 소식에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의사 수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소청과나 흉부외과, 외과 등 이른바 ‘필수의료’ 분야를 전공하는 의사도 부족하다는 논리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지난 25일 복지부에 제출한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2022년에도 의료계는 다사다난했다. 청년의사는 지난 한 해 의료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을 ‘10대 뉴스’로 선정하고 그에 미치진 못해도 이슈가 된 사건을 ‘언저리 뉴스’로 정리했다.지난 11월 한국을 찾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접견에서 일렬로 나란히 앉은 국내 기업 총수들 모습이 화제였다. 조만간 국내 대형병원 원장들로 이 모습을 다시 보게 될지 모른다. 사우디가 추진하는 5,000억달러(약 670조원) 초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NEOM CITY)'가 국내 대형병원에 참여 의사를 타진했기 때문이
2022년 의료계 최대 화두는 코로나19를 밀어내고 ‘필수의료’가 차지했다. 그렇다고 필수의료와 관련된 논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이 바뀌면서 보건의료정책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의대 신설' 등 해묵은 논쟁도 반복됐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의료계를 청년의사가 10대 뉴스로 정리했다.2022년을 마무리하는 연말, 의료계에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허용'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졌다.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2일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해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던 한의사 A씨
올해 헬스케어산업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는가 싶었지만, 경기 침체와 그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수입 원재료 비용 증가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녹록치 않은 한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롯데 등 대기업의 진출, 디지털헬스케어기업의 선전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서 미래를 기대케 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2022년 헬스케어산업계 주요 이슈를 10대 뉴스로 정리했다.올해 제약‧바이오업계에 ESG 열풍이 불었다.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ESG 경영 도입을 선언하고 나섰다.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
대한의사협회가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의협은 헌법소원까지 거론했지만 법조계는 실행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파기환송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직역 간 업무 범위를 구체화하도록 관계 법령을 개정하는 작업도 쉽지 않아 보인다.익명을 요구한 법무법인 소속 A변호사는 29일 "의협이 헌소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청구하더라도 각하될 것"이라고 했다. 의협이 소송요건에 부합하는 적격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적격
2022년 의료계 최대 화두는 코로나19를 밀어내고 ‘필수의료’가 차지했다. 그렇다고 필수의료와 관련된 논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이 바뀌면서 보건의료정책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의대 신설' 등 해묵은 논쟁도 반복됐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의료계를 청년의사가 10대 뉴스로 정리했다.의원급 의료기관 비급여 진료내역 보고를 의무화하도록 개정된 의료법이 지난 2020년 12월 29일 공포됐다. 개정된 법에 따라 6개월 뒤인 지난 2021년 6월 30일 시행돼야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 헬스케어산업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는가 싶었지만, 경기 침체와 그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수입 원재료 비용 증가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녹록치 않은 한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롯데 등 대기업의 진출, 디지털헬스케어기업의 선전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서 미래를 기대케 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2022년 헬스케어산업계 주요 이슈를 10대 뉴스로 정리했다.바이오 대장주로 불리던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이 각각 2년, 3년 만인 올해 모두 거래 재개에 성공했다.한국거래소는 1월부터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 상장
2022년에도 의료계는 다사다난했다. 청년의사는 지난 한 해 의료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을 ‘10대 뉴스’로 선정하고 그에 미치진 못해도 이슈가 된 사건을 ‘언저리 뉴스’로 정리했다.‘의사 연봉킹’은 4.9억 흉부외과…성형외과 전문의 2배 넘어'대기업 월급의 3배' 의사 평균연봉 2.3억, 흉부외과는 5억 육박개원의 평균 연봉, 흉부외과 4억8799만원 1위…소아과는 1억지난 7월 7일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쏟아진 기사들이다. 정작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들은 어리둥절했다. 어느 나라 이야기냐는 반응
올해 헬스케어산업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는가 싶었지만, 경기 침체와 그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수입 원재료 비용 증가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녹록치 않은 한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롯데 등 대기업의 진출, 디지털헬스케어기업의 선전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서 미래를 기대케 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2022년 헬스케어산업계 주요 이슈를 10대 뉴스로 정리했다.'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 아베파르보벡)' 등 단 한번 투여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신약들이 보험급여를 받으면서 임상에서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