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찰료 30% 인상을 앞세우고 대한의사협회가 또다시 파업을 예고했다. 투쟁을 앞세워 당선된 회장이 투쟁에 나서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수가인상 깃발을 앞세운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같다. 미국에서는 진료비가 무서워 어지간히 아프지 않으면 병원에 가지 않는다. 영국은 진료비는 싸지만 밀려드는 환자를 다 소화하지 못해 의사 얼굴보기가 힘들다. 한국은 진료비도 싸고 의사 얼굴보기도 쉽다. 영국의 경우 의사가 월급제 아래에 있다 보니 의사가 환자를 더 많이 보려는 동인이 없다. 영국의 환자적체는 비행기에 환자를
우리나라 의료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뭐라고 할까? 나는 단연코 ‘무계획의 의료’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기억하는 지난 20년간 나는 큰 틀에서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비전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나마 노상 들은 소리는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것이었는데 그 말만 믿고 살았더라면 어찌했을까 싶다. 지금도 우리나라 의료가 지향하는 의료시스템이 무엇인지를 알 길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계획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10년 후 우리 의료는 어떤 모습일까? 2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장기적인 계획이 있어야 의과대학, 간호대학, 약학대학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에 대한 국가의 의료 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정부차원에서 고령 발병률이 높은 인플루엔자나 폐렴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에 대해서는 예방과 치료 모두를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고령층을 위한 의료혜택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고령 취약 질환들이 있다.발생 당시 평균연령이 서구에서는 60대 후반, 아시아에서는 60대 초반일 정도로 60세 이상의 환자가 많아 ‘고령 백혈병’으로 불리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Chronic Lymph
우리나라에 전문직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일제강점기 무렵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식민조선 사회를 일깨워 주었다고 지금도 엉뚱한 생색을 내고 있다. 일본은 운 좋게 네덜란드 상인들과의 교류와 미국의 강압적인 개항으로 청나라를 통한 문화의 중개 없이 우리보다 먼저 서양문물을 직수입할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그럼에도 먼저 개화하였다는 일본이 조선총독부의 조선인에 대한 교육정책은 황국신민화가 우선이었고, 조선인의 이성적 진보를 가져올 수 있는 고등학문을 가르치지 않았던 것과 일본인 아래에서 저급상인 정도를
의료폐기물은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현재 의료폐기물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부제로 의료계는 화가 나 있고, 폐기물 처리 업체는 대안이 없다고 하소연만 하고 있다.2011년 12만5,000톤이었던 의료폐기물이, 6년 만에 거의 두배 가까이 늘어 2017년에는 21만9,000톤으로 늘었으며, 전국 13개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는 현재 최대 소각 가능 용량인 24만6,000톤의 90% 수준을 처리하고 있다는 게 언론보도의 내용이다. 현재 의료폐기물의 92.87%가 소각되
의사면허 취득자로서 첫발을 내디딘 전공의 수련 과정은 학생 신분의 의과대학 교육기간 만큼이나 길고 고달픈 힘든 여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6년의 의대 과정보다 긴 세월동안 강도가 훨씬 세고 치열한 의업의 현장에서 젊음을 불태워야 비로소 전문의 자격을 거머쥘 수 있다.선진국의 경우 일부 세부전문의는 총 7~8년의 수련기간을 요하기도 한다. 전공의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의대 졸업 후 의사면허 취득만으로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 현장에서 의업을 자유롭게 이어가기 어려운 시대임을 증명하는 것이며, 의사로서 마지막 교육 과정인 전공의
대개 사람들은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충격에 휩싸인다. 그런 상태의 환자에게 의사들은 앞으로 식사량을 줄여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주당 150분은 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혈당을 식전 식후로 쟤보고 혈압도 체크할 것을 권한다. 마치 전화기 ARS 내용을 듣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말을 들은 환자들은 대개 “예, 예”하고 진료실을 나서지만 사실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막막하기만 하고 기억은 당연히 하나도 나지 않는다. 그저 환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정해진 대로 먹는 것뿐이다.한달쯤 있다가 병원에
면역항암제, 유전자치료제 등 기존에 대안이 없던 질환에 희망을 안기는 신약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신약의 대다수는 소시민들이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비싸다.실제로 1회당 수천만원, 연간 수억원이 드는 신약까지 나왔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선 이러한 초고가의 약들을 소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바로 ‘국민건강보험’이다.보험급여 목록에만 등재되면 약값을 적게는 1/10만 부담하면 된다(그럼에도 만만찮은 가격의 약들도 상당하지만 말이다). 때문에 환자들은 신약의 보험급여 등재 소식을 목 놓아 기다린다.이
1999년 국민건강보험법의 제정으로 전국민이 보험에 강제가입하게 되었고 모든 의료기관은 요양기관으로 강제지정되어 국민건강보험제도가 그 기틀을 확립하게 됐다. 건강보험제도는 사적인 진료계약을 사회보장제도로 보장해주는 것이며, 의료행위와 요양급여행위,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은 명백히 구분됨에도 이를 동일하게 보아 의료기관에 과도한 규제를 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약 3회에 걸쳐 법률 및 판례에 따를 때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살펴보고, 이 두가지를 동일시함에 따른 부작용들을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대법원이 임의
정부가 추진하는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이 오는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아직까지 정확한 개념파악이 어렵고 용어조차 생소한 커뮤니티케어는 만성질환관리제와 함께 보건복지부가 의료계에 던진 일종의 검증되지 않은 미끼상품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일부 의사 회원들은 갈수록 사지로 몰리는 의료 환경에서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살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른바 만관제와 커뮤니티케어에 비자발적 공감을 표하며 동참하고 있으며, 또 다른 의사 회원들과 의사단체는 그동안의 정부 정책에 신뢰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채 깊은 우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다.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료계에 침투하기까진 아직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기에 조금은 당혹스럽기도 하다. 최근 모 의과대학이 예방의학과 신임교원을 채용하면서 지원자격을 예방의학과 전문의로 내건 것을 두고 부당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의사가 되고자 공부하는 학생들과 특정 전문과목을 수련 중인 전공의들의 교육을 국가가 발급한 전문의자격 소지자에게 맡기겠다는 것이 왜 부당하고 왜 차별인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짐작건대 의사면허와 전문의자격을 제외하고는 본인의 능력이 더 뛰어나다
최근 염증성 질환 치료에 여러 기전의 생물학적제제들이 개발됨에 따라 기존 TNF-α 억제제 외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다양해지면서, 생물학적제제 사용에 있어 '결핵'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선택지가 다양해진 이상 결핵 발생 위험을 높이는 TNF-α 억제제를 무조건 1차 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국내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TNF-α 억제제가 결핵 위험성을 높인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TNF-α는 항결핵 방어
1999년 국민건강보험법의 제정으로 전국민이 보험에 강제가입하게 되었고 모든 의료기관은 요양기관으로 강제지정되어 국민건강보험제도가 그 기틀을 확립하게 됐다. 건강보험제도는 사적인 진료계약을 사회보장제도로 보장해주는 것이며, 의료행위와 요양급여행위,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은 명백히 구분됨에도 이를 동일하게 보아 의료기관에 과도한 규제를 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약 3회에 걸쳐 법률 및 판례에 따를 때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살펴보고, 이 두가지를 동일시함에 따른 부작용들을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임의비급여
2018년 의료계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커뮤니티케어를 두고 매우 당황스럽기도 하고 혼란스러웠던 분위기의 한해였다. 커뮤니티케어가 과연 노인들의 사회복지를 목표로 하는 순수 맞춤형 대책인지, 아니면 의사들을 겨냥한 또 다른 형태의 압박수단으로 기획된 포퓰리즘 성격이 짙은 정부 정책에 불과한 것인지 통찰력이 요구되는 판단이 필요했다. 우선, 복지부가 내놓은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난삽한 문건은 개조식 문장위주로 대, 소문자 병행과 진한 글자체와 보통 글자체가 혼합된 파악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돌봄을 위한 조정자인 케어코디네이터의
1999년 국민건강보험법의 제정으로 전국민이 보험에 강제가입하게 되었고 모든 의료기관은 요양기관으로 강제지정되어 국민건강보험제도가 그 기틀을 확립하게 됐다. 건강보험제도는 사적인 진료계약을 사회보장제도로 보장해주는 것이며, 의료행위와 요양급여행위,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은 명백히 구분됨에도 이를 동일하게 보아 의료기관에 과도한 규제를 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약 3회에 걸쳐 법률 및 판례에 따를 때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살펴보고, 이 두가지를 동일시함에 따른 부작용들을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진료 현장에서
얼마 전, 일부 민간실손보험사들이 ‘페인스크램블러’라는 의료기기를 환자의 급성 통증에 사용한 의료기관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해당 사건은 의료기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 등에 따라 환자들의 급성 통증에 ‘페인스크램블러’를 사용한 후 비급여 항목으로 비용을 환자들로부터 받았고, 이에 관해 환자들이 민간실손보험사에 비용을 청구했는데, 환자들에게 ‘페인스크램블러’에 관한 비급여 비용을 지급한 민간실손보험사가 의료기관을 상대로 ‘페인스크램블러’를 급성 통증에 사용한 것은 비급여 항목에 관한 요양급여기준 위반이라고
새벽녘 편두통이 거세게 찾아왔다. 며칠 동안 밤을 새우며 과제를 준비하느라 신경을 너무 쓴 탓인 듯 했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3시. 평소 먹던 편두통약통은 텅 비어 있었다. 급하게 옷을 입고 집 앞 24시간 편의점인 ‘CVS’를 찾았다.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도 사람들 발걸음이 꽤 많았다. CVS 대부분은 약국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일반의약품 코너를 찾았다. 질환별로 구분된 일반의약품 코너에는 브랜드별로 질서정연하게 의약품들이 진열돼 있어 소비자가 찾고자 하는 약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문의약품 조제실은 별도로 구성돼 있는
미국 출장 중이던 지난 4일 응급의학과 선배 의사로부터 황망한 메세지를 받았다.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NMC)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사망했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믿지 못했다. 늘 편한 복장에 약간은 어눌하고 사투리가 섞인 억양, 안경 너머로 언뜻 보이는 날카로운 눈빛…그의 평소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사인은 과로와 스트레스에 기인한다고 알려진 급성심장사라고 한다. 가슴이 아프다. 게다가 연락이 없어도 늘 그러려니 했다는 유가족의 말은 베인 상처에 소금을 뿌린 듯한 쓰라림으로 다가온다. 윤
1999년 국민건강보험법의 제정으로 전국민이 보험에 강제가입하게 되었고 모든 의료기관은 요양기관으로 강제지정되어 국민건강보험제도가 그 기틀을 확립하게 됐다. 건강보험제도는 사적인 진료계약을 사회보장제도로 보장해주는 것이며, 의료행위와 요양급여행위,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은 명백히 구분됨에도 이를 동일하게 보아 의료기관에 과도한 규제를 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약 3회에 걸쳐 법률 및 판례에 따를 때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살펴보고, 이 두가지를 동일시함에 따른 부작용들을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국
지난해 11월 정부에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노인 커뮤니티케어 기본 계획)을 발표한 뒤로 의료계에서는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많은 고민이 이어져 왔다.커뮤니티케어의 핵심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Healthy aging in place’일 것이다. 살던 곳에서 나이가 들어서까지 사는 것. 그러나 이 단순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 보건의료서비스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연구들에서 노인이 지역사회를 떠나는 위험요인은 크게 ▲당뇨, 고혈압,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 및 그로 인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 ▲낙상, 입원 등으로 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