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사는 40년간 공공의료 한 축이자 최전선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도 40년간 이어졌다. 그러나 공무원이라는 신분과 특수한 근무 여건으로 신상을 드러내기 쉽지 않다. 청년의사는 공보의 근무 환경을 진단하기 위해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함께 익명 인터뷰를 기획했다. 공보의 4명이 응했다. 섬 지역에 근무하는 이른바 '섬보의'와 민간병원에 근무한 '병공의', 지방의료원에 있는 공보의들이다. 인터뷰는 유선으로 진행했다. 당사자 허락을 받아 신상과 관련된 내용은 각색했다.급여가 30만원 깎였다. 휴일 수당도
“네에? 제가 폐경이요? “미경씨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미간과 이마에 슬픔이 깊이 패였다. 마스크에 갇혀 있던 세월의 흔적이, 그 어여쁜 얼굴에 일시에 존재감을 드러내었다. 40대 후반이라기엔 너무 어려 보였던 그녀는 갑자기 노파 같았다. 그리곤 마법이라도 부린 것처럼 내 진료실의 일상 시간을 멈춰버렸다.폐경은 더이상 생리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제 임신을 할 수 없고,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그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식은땀과 수면장애, 감정기복 등의 전형적인 증상 이외에도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일본은 문신(타투)·반영구화장 시술 논란에서 한국 의료계의 든든한 아군이었다. 의료계는 비의료인에게 문신과 반영구화장 시술 길을 여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주장에 '일본도 아직 규제하고 있다'고 반박해왔다.일본에서 반영구화장을 '의료아트메이크업'이라고 한다. '의료'라는 말이 붙는 만큼 의사나 의사 지시·감독을 받은 의료인만 할 수 있다. 이를 어기면 '의사법' 위반으로 처벌받아 왔다.문신 시술도 '바늘을 부착한 시술용구(머신 등)로 피부에 색소를 주입하는 행위'로 반영구화장에 준한다고 보고 무면허자가 시술한 경우 의사법 위반
자신의 희귀질환을 치료해주던 주치의를 보면서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 학생이 있다.올해 수시(학교장추천전형)로 서울대 의과대학에 입학한 A양이다. A양은 100만명 중 30명에서 발병되는 희귀질환인 '윌슨병(Wilson)'을 앓고 있다.윌슨병은 구리의 흡수에 관여하는 효소 유전자, 13번 염색체의 ATP7B 유전자 돌연변이로 간과 뇌의 기저핵에 과다한 양의 구리가 축적되는 유전성 질환이다. 전 인구의 약 1%가 보인자로 추정되며, 증상이 나타나는 연령은 평균 11.4세이다. 건강한 사람은 체내 요구량보다 더 많은 구리를 섭취할 경
나는 어린 시절 한 번도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다. 나는 늘 도심 한복판 속 아파트에 살았다. 아파트 주변을 기웃대는 길고양이들을 간혹 마주쳤지만, 엄마가 더럽다고 근처에도 못 가게 하셨다. 엄마 말씀만 믿고, 위험한 생명체인줄로만 알았다. 그렇게 자란 내가 의대를 다니고, 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내과 전문의가 되기까지 고양이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환자에 관심을 두기에도 늘 바빴고, 주변에 고양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던 내가 심각한 고양이 애호가인 남편을 만나고 나서, 나이 서른 중반 이후에 비로소 고양
공중보건의사는 40년간 공공의료 한 축이자 최전선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도 40년간 이어졌다. 그러나 공무원이라는 신분과 특수한 근무 여건으로 신상을 드러내기 쉽지 않다. 청년의사는 공보의 근무 환경을 진단하기 위해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함께 익명 인터뷰를 기획했다. 공보의 4명이 응했다. 섬 지역에 근무하는 이른바 '섬보의'와 민간병원에 근무한 '병공의', 지역 의료원에 있는 공보의들이다. 인터뷰는 유선으로 진행했다. 당사자 허락을 받아 신상과 관련된 내용은 각색했다.경북 지역 A병원 응급실은 오후 6
독성항암제에 이어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최근 들어 다양한 항암제들이 개발돼 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치료할 약이 있음에도 제도나 정책 때문에 그림의 떡이 되기 일쑤다. 이에 신문 청년의사는 코리아헬스로그와 공동으로 신년 특집 ‘암 환자 치료접근성 제한, 이대로 좋은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암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현장에서 효과가 좋은 약을 두고도 써보지도 못하는 상황은 언제이고, 그 이유는 무엇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유방암, 간세포암, 방광암, 자궁경부
지방 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은 '오늘만' 보고 산다. 병상은 꽉 찼는데 의사는 사라지고 있다. 일을 맡길 후배도 가르칠 제자도 남아있지 않다. 쉴 수도 없고 아파도 안 된다. 내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지방 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가 곪아가고 있다. 전공의 지원자는 없고 세부·중증 분야는 대가 끊길 위기에 놓였다. 지방이라는 조건에서는 병원 투자도 한계가 뚜렷하다. 의료진은 하나둘 병원을 떠나고 있다. 반면 떠났던 환자들은 다시 지역 병원으로 밀려들고 있다. 인력과 인프라를 흡수했던 수도권조차 소청과 진료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헬스는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 개발과 사용에 관련된 지식, 실행분야로 e-health 개념을 확장해 디지털 소비자와 더 넓은 범위의 스마트 기기와 이에 연결된 장비들을 포함하는 것이다. 여기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공학 등이 포함된다.'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디지털 헬스’다(2021년). 다양한 영역을 포함하는 디지털 헬스의 핵심은 건강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술과 여기서 얻어진 데이터를 처리해 건강관리를 유용하게 할 수 있는 기술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여기에 더해
공중보건의사는 40년간 공공의료 한 축이자 최전선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도 40년간 이어졌다. 그러나 공무원이라는 신분과 특수한 근무 여건으로 신상을 드러내기 쉽지 않다. 청년의사는 공보의 근무 환경을 진단하기 위해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함께 익명 인터뷰를 기획했다. 공보의 4명이 응했다. 섬 지역에 근무하는 이른바 '섬보의'와 민간병원에 근무하는 '병공의', 지역 의료원에 있는 공보의들이다. 인터뷰는 유선으로 진행했다. 당사자 허락을 받아 신상과 관련된 내용은 각색했다.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2023년은 길었던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후 보건의료정책에도 많은 변화도 예상된다. 이에 의료계, 병원계, 간호계, 한의계 등 보건의료를 지탱하는 주요 단체들은 새로운 정책이나 달라지는 시스템을 자신들에게 보다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고자 벼르고 있다. 지난 행보를 바탕으로 이들이 처한 상황을 기상도로 정리했다.醫, 초대형 태풍의 연속…기나긴 장마의 시작?2023년을 시작하는 의료계 앞날은 어둠 그 자체다. 2022년 말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 사용 합헌 판결이란 초대형 태풍을 맞닥뜨렸는데
입원 생활을 안내하거나 의료진과의 영상 통화를 연결해주는 로봇이 있다.한림대성심병원 13층 병동에선 비대면 다학제로봇 ‘만능이’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만능이는 말 그대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수술 전 안내 사항이나 입원 생활 등 환자 교육이 필요하면 만능이가 직접 환자 침상에 가서 영상을 보여준다. 자리마다 스크린이 있는 신축병원이 아닌 이상 간호사가 직접 태블릿으로 환자에게 필요한 영상을 보여주고 다시 가져와야 하는데, 만능이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다른 과와 협진이 필요하거나 심전도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착
수술 환자 대기실에 들어서려는데 뭔가 어수선한 기운이다. 타임아웃(환자 신원, 수술명, 수술 부위 등의 확인)을 하라고 나를 불렀던 간호사가 찡그린 얼굴로 입구에서 슬며시 내 옷깃을 잡는다.“교수님, 환자가 대성통곡하고 있어요.”정말 그랬다. 갑상선암 수술을 앞둔 내 환자는 대기실에서 명패를 찾지 않아도 알아볼 만큼 크게 울고 있었다.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바라보고 있는데, 옆자리 할머니 환자와 맞은편 중학생 환자도 이내 얼굴이 일그러지는가 싶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훌쩍이기 시작한다.‘아, 곤란하다.'마취과 전공의와 젊은 외
취직할 곳을 찾던 내과 전문의 A씨는 주 5일 근무에 연봉 3억6,000만원을 준다는 산청군보건의료원 채용 소식을 접하곤 지원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13일 산청군보건의료원에 연락해 근무 조건 등을 수차례 문의했다. 그리고 지원을 포기했다. 연봉 3억6,000만원에 가려진 업무 부담이 컸으며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도 개인이 져야 했기 때문이다.산청군보건의료원은 외래 환자를 하루 평균 80여명 진료하면서 내시경과 초음파 검사도 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주말이나 공휴일, 야간에 응급 환자를 봐야 한다고도 했다. 근로계약서는
기획재정부가 국립중앙의료원(NMC) 신축‧이전 계획을 축소하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전문의들은 지난 19일부터 ‘신축‧이전 계획 축소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시위에 돌입했다.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이소희 회장(정신건강의학과장)은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기재부가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을 동네병원 짓듯이 추진하고 있다며 50~100년 후를 생각해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회장은 기재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책임있는 답변이 나올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국
공중보건의사들의 단체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무는 '고난도'다. 근무와 회무를 함께 해야 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공보의는 의사이면서 국가공무원이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회원 이익을 주장하기 쉽지 않다. 보도자료를 내고 성명서를 쓰면서 한 번 생각할 것을 두 번, 세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근무지역 외 이동조차 조심스럽다.이 일을 복무 기간 3년 내내 하겠다고 나선 공보의가 있다. 제36대 신정환 회장이다. 35대 집행부에서 특임이사로 일했고 이번 37대 회장단 선거에 다시 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했다. 찬반 신임 투표에 참여한 공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 의료계 안팎에서 의료일원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대한의사협회도 관련 논의를 시작한다.젊은의사협의체, KMA POLICY 특별위원회 등 논의 구조도 다양하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 의사와 국민 대상으로 여론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KMA POLICY 특위는 오는 29일 비공개로 공청회를 열고 의료일원화에 대해 논의한다. 의료일원화는 이미 KMA POLICY에 포함돼 있다. ‘의협은 한의대와 한의사제도 폐지를 전제로 하는 의학교육 일원화와 기 면허자의 기존 면호 유지 및 상대
혁신적인 항암 신약의 개발, 유전자 기술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바이오마커의 발견 등 최근 항암 치료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 어느 분야보다 ‘맞춤형 치료’가 현실화되는 모습인 것.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국내 암 환자 치료 환경이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청년의사는 코리아헬스로그와 함께 4명의 국내 암 전문가들과 좌담회를 개최했다. 암 전문가들로부터 국내 항암 치료의 현실과 개선점, 그리고 필요한 환경 변화에 대해 들어보는 ‘암요암요’(암 전문가가 요구하는 항암 치료 환경 변화의 요점)
호스피스병원은 치유가능성이 없고 증상이나 기능적 장애로 가정에서 돌볼 수 없는 말기암 환자들을 임종 시까지 치료해 주고 고통을 완화해 줌으로써 남아있는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내다 편안하게 임종할 수 있도록 돌봄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런 도움은 비단 환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어려움을 함께 견디며 감당하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같은 맥락에서 유사하게 주어진다. 질병의 치유를 통한 건강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병원과는 달리 호스피스병원의 환자와 보호자들의 대부분은 오랫동안 많은 검사와 힘든 치료과정을 거쳐 오면서 이미 많이 지쳐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