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변호인, A한방병원 행정 처분 촉구
"병원 폐쇄나 업무정지로 추가 피해 막아야"

'산삼약침'으로 인해 사기와 의료법위반교사 등으로 고발 당한 한방병원은 원장 구속 후에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산삼약침'으로 인해 사기와 의료법위반교사 등으로 고발 당한 한방병원은 원장 구속 후에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의료 지식이 부족해 환자를 잘 치료하지 못하는 건 죄악이다", "후배들에게 항상 양심에 따라 진료하라고 한다", "저희를 믿고 포기하지 말라".

어떤 한방병원 원장이 병원 소개 영상을 통해 환자들에게 전한 메시지 일부다. 병원 홈페이지 곳곳에서 원장이 직접 암 환자를 만나 진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홈페이지만 보면 원장이 사기죄 등으로 고발 당해 구속되고 병원 업무정지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 길이 없다.

지난 10일 사기와 의료법위반교사 등으로 원장이 구속된 A한방병원 이야기다(관련 기사: 산삼약침 투여한 A한방병원 원장, 법정 구속된 이유는?). 지난 2012년 A한방병원 '산삼약침' 피해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민사 소송이 끝나고 형사 2심 재판이 마무리됐지만 A한방병원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언론이 사건을 다뤄도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계속 모르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래서는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없다."

이 사건 민사 소송 피해자 법률 대리를 맡았던 법무법인 담헌 장성환 변호사는 지난 15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사법 조치는 물론 행정적 조치가 빠르게 이어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를 지냈다.

이 사건 피해자 중 한 사람인 B씨도 언론에서 산삼약침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관련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B씨의 아버지는 지난 2012년 말기암 판정을 받고 A한방병원에서 산삼약침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산삼약침 치료를 시작한 지 2개월 만이었다.

B씨는 민사 소송 관련 조정조서에서 "상술에 속았다는 생각에 억울했지만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라 포기했었다"면서 "우연히 방송 프로그램을 본 뒤에야 말기암 환자와 가족의 애절함과 긴박함을 이용해 고액 약값을 편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지난 2013년 언론이 산삼약침 문제를 보도하자 A한방병원은 산삼약침 게시 내용 일부를 삭제했다. 그러나 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 후 약 10년이 지나 A한방병원 원장 등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의료법에 근거한 행정 처분 길이 열렸다. 장 변호사는 면허정지나 업무정지로 추가 피해자 발생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거나 이를 교사한 경우 면허정지와 의료기관 허가 취소 같은 행정 처분이 가능하다. 이 사건도 원장이 간호사에게 무면허의료행위인 산삼약침(혈맥약침술)을 지시해 의료법위반교사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기죄와 사무장병원 운영으로 의료법 위반 혐의도 인정돼 면허취소 사유까지 해당한다.

장 변호사는 "처벌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피해를 막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면서 "면허 취소 결정이 나더라도 그 사이 피해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 의료기관 폐쇄나 업무정지 같은 조치를 내려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 피고인 측은 2심 재판 후 대법원에 상고했다. 장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장 변호사는 "1심 재판부가 불구속 결정한 것은 피해자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합의를 볼 기회를 주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본다"면서 "만약 한의사 측이 합의하려고 노력하거나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면 2심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상고심은 양형이 아니라 법리적으로 옳은지 여부를 가린다. 상고심에서 결과를 뒤집으려면 유죄를 무죄로 만드는 취지로 가야 하는데 그럴 확률은 매우 낮다"면서 "이 사건이 대법원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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