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재정건전성 확보에 ‘고심’ 중인 한·중·일
한국, 4년 후 장기요양보험 고갈 예상…정부 지원 ‘요원’
일본, 의료·개호보험 등 공적 의료보험제도 개혁 논의
중국, 장기요양보험 시스템 구축 위한 5개년 계획 발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중국 등도 장기요양보험 재정건전성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중국 등도 장기요양보험 재정건전성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고령사회 가속화에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비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요양보험 총 급여비(본인+공단부담금)는 11조1,146억원으로 2020년 대비 13.1% 늘었다. 급여이용 수급자도 전년 대비 11.4% 증가한 89만9,113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반면 생산가능인구는 줄어 부양 부담을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벌써 장기요양보험 잔고는 바닥을 보이고 있다. 장기요양보험 적립금은 4년 뒤인 2026년 고갈되고 2070년 76조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받은 장기요양보험 추계자료에 따르면 급속한 고령화로 2030년 3조8,000억원, 2040년 23조2,000억원, 2050년 47조6,000억원, 2060년 63조4,000억원, 2070년 76조7,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추계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1,004만명에서 2070년에는 2,569만명으로 2.5배 이상 늘지만, 15세부터 64세까지인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3,737만명에서 2070년 1,736만명으로 감소한다.

재정위기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마땅한 대책은 없다. 여전히 장기요양보험 지출 부담을 가입자가 고스란히 안고 있다.

초고령사회인 '일본' 공적 의료보험제도 개혁

65세 이상 개호보험 가입자 보험료 증액 등 논의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까운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도 장기요양보험 재정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은 아시아 3개국 중 가장 적극적으로 개선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일본은 단카이 세대가 75세 후기 고령자가 되는 2025년을 앞두고 최근 개호보험(介護保險) 재정 안정화를 꾀하는 한편 현역 세대 부담을 억제하기 위해 공적 의료보험제도 개혁을 시작했다. 개호보험은 우리나라 장기요양보험에 해당한다.

일본은 전체 인구의 29.1%가 65세 이상 고령자인 초고령 사회로, 노인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는 점차 줄고 있다.

이에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사회보장심의회는 10월부터 자문회의를 갖고 의료와 개호보험 재검토 논의를 시작했다. 사회보장심의회는 연내 구체적인 방안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의료체계에서 75세 이상부터 후기 고령자로 분류되며, 후기 고령자 의료제도는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재원의 90%가 현역 세대 보험료와 공비로 충당되고 있다. 이에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 가운데 현역 세대 수준의 소득이 있는 경우 연간 보험료 상한액을 현행 66만엔(약 630만원)에서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개호보험도 65세 이상의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보험료 증액이나, 서비스 이용료 20~30%를 자기 부담하는 대상을 확대하려고 논의하고 있다. 개호보험도 오는 2024년 제도 개정을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

고령화로 장기요양 수요 늘어난 中

인프라·재원 부족 해결에 소매 걷어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해 초고령화 속도가 늦은 중국도 인구 고령화로 인한 장기요양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인프라나 재원 부족으로 장기요양서비스 보장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요양서비스 보장격차는 서비스 보장수(재택요양·시설요양)와 재원(사회보장·보조금·가계지출) 간 차이를 의미한다.

보험연구원이 ‘KIRI 리포트’를 통해 공개한 ‘중국, 장기요양보험 현황과 보험회사의 역할’ 보고서(김유미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지난 2021년 19%에서 2040년 30% 이상으로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 같은 기간 노인 부양 비율은 19.0%에서 41.6%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보장수요는 2030년 3조1,000억 위안(약 599조원)에서 2040년 6조6,000억 위안(약 1,275조원)으로 증가하고, 같은 기간 장기요양서비스 보장격차는 1조9,000억 위안(약 367조원)에서 3조8,000억 위안(약 7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장기요양보험을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도시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중증장애나 치매노인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 장기요양보험 사회보장의 주요 재원인 의료보험기금 지원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올해 2월 중국 국무원은 ‘제14차 국가 고령화산업 발전 및 고령자 복지제도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해 인구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고 노인 장기요양서비스 시스템 구축과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자 적극 나선 상황이다.

5개년 계획에는 포괄적 장기요양서비스를 확대하고 고령자 건강지원제도 개선과 노인 친화적인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안을 포함하고 있으며, 기본양로보험과 기초의료보험제도를 개선, 보장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담았다.

더불어 대규모 전문적으로 통합된 노인요양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공공노인요양시설 지원 확대와 간호병상 수 증설, 간호인력 확충 등 포괄적인 노인요양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국소적인 지원에 그친 중국 정부의 장기요양서비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보험사의 보완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통해 공적 재정지원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장기요양서비스 보장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

대표적인 예가 최근 중국 정부가 기본의료보험에 사용되는 개인보험계좌 잔액으로 ‘휘민보(恵民保)’, ‘100만 의료보험’ 등의 건강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해 보험 상품 가입을 활성화시킨 것이다.

연구원은 “장기요양보험 재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보장 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중국 정부와 민간보험사의 보완적 역할이 요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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