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헬스솔루션센터, 美의사·환자 서베이 분석 결과
환자 30% “대면진료보다 질 떨어져”, 소통부족도 지적
의사 “가상의료보다 대면진료가 임상 진단 용이"
“대면 대체 아닌 불가능했던 진료방식 가능케하는 것”

미국 의사 660명과 환자 4,5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서베이 분석 결과, 원격진료 등 가상의료(Virtual Health)의 한계와 개선할 부분이 드러났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미국 의사 660명과 환자 4,5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서베이 분석 결과, 원격진료 등 가상의료(Virtual Health)의 한계와 개선할 부분이 드러났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격진료나 비대면 협진 등을 경험한 의사와 환자가 늘면서 그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의사들은 CT/MRI 촬영이나 다양한 검사 등을 할 수 없어 임상적 결정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겪고 있었다.

이는 딜로이트 헬스솔루션센터(Deloitte Center for Health Solutions)가 미국 의사 660명과 환자 4,5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가지 서베이(survey)를 분석한 결과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6일 서베이 분석 결과를 담은 보고서 ‘의료와 디지털기술의 융합, 가상의료(Virtual Health)의 잠재력과 현주소’ 한국어판을 발간했다. 가상의료는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종합의료서비스로 원격 영상진료, 비대면 협진, 원격모니터링 등 원격의료를 포괄하며 앱을 통한 환자 상태 보고, 챗봇, 웨어러블로 생성된 의료기록 통합 등도 포함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의료를 경험한 환자의 97%가 전반적인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면진료와 비교해서는 만족도가 낮았다. 가상의료를 경험한 환자 중 30%는 “대면으로 만나는 주치의만큼 진료의 질이 좋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가상의료 경험자 중 27%는 앞으로 원격진료(비대진료)를 다시는 받지 않겠다고 했으며 가장 큰 이유로 ‘의료진과 소통이 적었다’를 꼽았다.

의사들도 대면진료에 비해 원격진료 시 환자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데 동의했다. 의사들은 대면진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의사소통의 용이성’(37%)을 꼽았으며 라포르(rapport) 형성에도 대면진료가 더 효과적(17%)이라고 했다. 반면 원격진료의 장점으로 ‘환자와의 소통’을 꼽은 의사는 11%뿐이었으며 라포르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1%에 불과했다.

디지털 격차로 인해 가상의료가 의료접근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집단은 46%가 원격진료를 받은 반면 그렇지 못한 집단은 그 비율이 31%로 떨어졌다. 헬스솔루션센터는 가상의료가 환자의 의료접근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많다고 했다.

의사들 "가상의료에서는 임상 진단 과정 복잡해져"
병원 내 검사, CT/MRI 촬영, 협진 등 재설계 필요

임상적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부분도 가상의료의 문제로 지적됐다. 의사들은 진료 동선과 운영이 가상의료보다 대면진료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임상진단이 용이하다는 응답도 대면진료는 26%였지만 가상의료는 20%였다.

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은 대면진료의 경우 임상 진단이 간단하다고 했다. 환자 생체징후를 측정하고 다양한 검사 지시를 내리고 검사 결과에 따라 종합적 진단 결과를 도출한 후 필요하면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가상의료에서는 이 과정이 “복잡해진다”고 했다. 치료 수준을 어느 정도로, 언제할지 등 임상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사나 협진 등을 어떻게 할지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헬스솔루션센터는 “가상의료 도입 시 의료진의 임상적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병원 내 주요 프로세스인 생체정보 검사, CT/MRI 촬영, 협진 등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환자들의 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의료기기와 솔루션 등의 배치와 운영도 의료진의 진료 동선과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스솔루션센터는 “재설계된 진료 동선과 관련 프로세스는 가상의료 서비스의 가장 큰 단점으로 제기된 의료진과 환자 간 커뮤니케이션 품질을 개선하고 라포르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의사 대상 디지털 진단기기 교육·훈련 과정 필요
"가상의료, 불가능했던 진료방식 가능케 하는 것"

의사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의료장비와 디지털 진단기기에 대한 교육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헬스솔루션센터는 “가상으로 환자를 진단하는 것은 어렵다. 고해상도의 화면을 통해 환자의 생체징후, 질환 부위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의사들은 시각, 청각 외 다른 감각으로도 임상적 판단을 한다”며 “의사들은 수술 필요 여부와 시기 등을 비대면(진료)으로 결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 따라서 의료기관은 가상진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의료장비와 디지털 진단기기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상의료 도입 시 표준화와 맞춤화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로세스 표준화만 고집하기보다는 진료과별 특수성을 반영해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헬스솔루션센터는 “가상의료는 전통적인 의료서비스 전달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게 아니다. 다만 과거에 불가능했던 진료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가상의료 서비스를 간접적인 의료행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의료현장에서 그 실효성이 검증된다면 환자와 의료진의 인식과 수용 의도는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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