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중앙약심 회의록 공개 이후 허가신청 취소

바이오젠이 국내에서 치매 치료제 '아듀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출시를 포기했다.

최근 바이오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아듀헬름'의 허가신청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 회의 결과 회사가 제출한 3상 임상 Study 302 연구가 확증적 임상시험으로 인정 받지 못하며 아듀헬름의 국내 허가가 거절될 확률이 높아지자, 수정 신청 없이 아예 허가신청 자체를 취소하고 나선 것이다.

본지 확인한 결과, 바이오젠은 아듀헬름의 허가 재신청 계획이 없다고 전해 사실상 국내 출시를 포기했음을 시사했다.

바이오젠은 미국에서 바이오마커(아밀로이드 베터 감소 효과)를 근거로 한 조건부 허가 신청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국내 식약처에는 정식 허가 신청을 접수했었다.

하지만 중앙약심은 아듀헬름의 근거 데이터인 Study 302 연구가 실제 1차 및 2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실패한 임상시험이란 이유로 확증적 임상시험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무용성 선언 이후 진행된 사후 추가분석(post hoc analysis) 결과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아듀헬름의 국내 허가를 위해서는 바이오젠이 미국과 같은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해야만 재검토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중앙약심 회의록이 공개된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재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바이오젠이었지만, 결국 국내 출시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해당 소식을 접한 한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실제 알츠하이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환자들에게 가장 최신의 치료법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아쉽다"며 "실제 환자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아두카누맙의 한국인 임상 결과가 나쁘지 않아 기대가 컸는데, 동일한 기전의 후속 약제가 국내에 허가되기까지 기약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게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아듀헬름의 국내 허가가 취소됨에 따라, 항 아밀로이드 약제를 개발 중인 후발주자들의 근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건당국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같이 치매 치료제에 있어 바이오마커의 유효성을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허가신청 자체가 취소되며, 그 과정이 온전히 후발주자들의 몫으로 남겨졌기 때문.

현재 차기 항 아밀로이드 치매 치료제로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후보물질로는 릴리 '도나네맙', 에자이·바이오젠 '레카네맙', 로슈의 '간테네루맙' 등이 있다.

당초 미 FDA로부터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며 아듀헬름 다음 주자에 가장 근접했던 '도나네맙'은, 최근 릴리가 올해 말까지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뜻을 밝혀 사실상 허가가 미뤄졌다.

다만 '레카네맙'은 바이오젠이 지난 7월 미 FDA에 2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조건부 허가 신청을 접수했으며, 신속심사를 통해 내년 1월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도나네맙', '레카네맙', '간테네루맙' 모두 올해 하반기 주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될 예정으로, 어떤 약제가 국내에서 '최초' 타이틀을 거머쥘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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