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은경 간호사 사망한 다음 날 간협 앞 1인 시위
'주제넘게, 지껄이나, 건방지게' 등 비난 담긴 피켓
의사들도 "낯뜨겁다, 시비거리만 제공" 비판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에 출마한 주예찬 후보가 연일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미생물설을 주장한 '코로나진실규명의사회'(코진의) 활동에 이어 이번에는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피켓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주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원인이 '의사 수 부족'이라고 한 간협을 비판하는 시위였다.

하지만 주 후보가 든 피켓에는 '주제넘게', '지껄이나', '건방지게 입을 함부로 놀려' 등 원색적인 단어들이 담겨 논란이 됐다. 더욱이 이날은 화재 속에서 환자 곁을 지키던 현은경 간호사가 목숨을 잃은 다음 날이기도 했다. 

주 후보는 이날 ‘간호협회는 뭔데 주제넘게 의사 수가 부족하니 뭐니 지껄이나?’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 피켓에는 ‘남의 집 기웃대지 말고 니네 집이나 간수 잘해, 어디 건방지게 입을 함부로 놀려, 태움으로 수없이 자살하는 너네 식구들이나 챙겨’란 문구도 적혀 있었다. 의사 수가 부족해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사망했다는 간협 주장을 '저격'한 표현이다.

이같은 1인 시위 내용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현 간호사의 죽음을 애도하던 시기이기도 했기에 비난은 거셌다. "의사들이야말로 건방지다"며 의사 직종 전체를 힐난하기도 했다. 

주 후보의 1인 시위 사진은 온라인을 통해 일반인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면서 "우리 교육의 실패다. 저 문구를 쓴 전공의가 일하는 직장도 문제다. 당연히 중징계 해야 한다", "사진 주인공이 자랑스럽게 공개한 사진이다", "보는 사람이 다 창피하다" 등 비난도 이어졌다. 

주 후보의 1인 시위 모습을 직접 찍어 공유하며 "이런 의사한테 국민의 건강을 맡겨도 되겠느냐"는 비판도 SNS를 통해 공유됐다. 

왼쪽 사진은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주예찬 후보가 직접 본인의 SNS에 올린 1인 시위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주 후보의 1인 시위를 본 사람이 직접 찍어서 올린 사진. 
왼쪽 사진은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주예찬 후보가 직접 본인의 SNS에 올린 1인 시위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주 후보의 1인 시위를 본 사람이 직접 찍어서 올린 사진. 

의사들도 "낯뜨겁다" 비판…"시비거리만 제공" 

의료계 내에서도 주 후보의 1인 시위는 논란이었다.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2년차 전공의 A씨는 8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온라인에서 안 본 사람이 없더라. 의사를 뭐라고 생각하겠나. 때와 장소라는 게 있다"면서 "이런 사람이 대전협 회장이 되려고 한다. 낯뜨겁다"고 했다.

또다른 대학병원 3년차 전공의 B씨는 "간협 주장이 당혹스럽던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의사고, 공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사람으로서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다"며 "조금만 정제된 표현을 썼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시위 대상이 된 간협도 이날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도가 지나쳤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간협 관계자는 “아무리 선거 기간이라고 해도 1인 시위를 할 땐가. (현 간호사 사망으로) 간협은 초상집이다. 초상집에 와서 무례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주 후보 지지자조차 비판적이었다. "지난 선거부터 뒤에서 돕던" 지지자라고 밝힌 C씨는 이날 주 후보 SNS에 “저 문구가 가져올 파장을 생각하지 못했다면 정말 문제”라며 “시비거리만 제공하고 얻는 것은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개원의는 SNS를 통해 원색적인 문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심정이 이해가 된다며 "어린 후배가 나서서 다소 거칠고, 미성숙하게 보이는 표현으로 싸워줬다"고 했다.

주 후보 측 "간협 비판 목적, 자극적 표현 양해해달라"

논란이 거세자 주 후보도 진화에 나섰다. 주 후보는 이날 본인 SNS를 통해 간협을 비판하는 것으로 간호사 직군 전체를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주 후보는 "간협과의 문제다. 이 시간에도 의료 현장에서 고생하는 간호사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회원을 챙기지 않고 회원의 죽음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몰지각한 행동과 언사에 분노를 표출한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의료 분야 전문가로서 의사 직군을 무시하는 다른 협회와 의료시스템 왜곡을 방치하는 현 정부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멈추지 않겠다"며 문제가 됐던 "자극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