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남가은 교수, 유럼심장학회지에 분석 결과 발표
"여성에게서의 심부전‧심방세동 발생 가능성 평가시 생식력 포함해야"

40세 이전 조기 폐경이 심장질환 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국내 인구 기반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학회 공식 저널인 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된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의 논문을 주목했다.

ESC는 "심혈관 질환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최대 10년 늦게 발생한다"면서도 "폐경 전 여성은 심혈관계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에스트로겐의 혜택을 받지만, 월경이 중단되고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여성이 오히려 심혈관 질환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조기 폐경은 40세 미만 여성의 약 1%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전 연구에서도 (40세 이전 및 45세 이전에 발생하는) 조기 폐경과 전반적인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하긴 했지만, 심부전 또는 심방세동 개별 질환에 대한 증거는 제한적이었다"고 남 교수의 연구를 높게 평가했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남 교수 논문에 따르면, 40세 이전의 폐경은 심부전 및 심방세동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폐경 연령이 젊을수록 새로 발병하는 심부전 및 심방세동 위험은 더 높았다.

남 교수의 연구는 조기 폐경 및 폐경 연령과 심부전 및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자료는 2년에 한 번 이상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에서 얻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97%를 포함했다.

분석에는 2009년에 건강검진을 받은 30세 이상의 폐경 후 여성 140만1,175명이 포함됐으며, 이들에게서 2018년 말까지 새로 발병한 심부전 및 심방세동을 추적관찰했다. 

폐경 연령 및 호르몬 대체요법(HRT) 사용을 포함한 인구통계, 건강행동 및 생식요인에 대한 정보가 수집됐으며, 폐경 시 연령은 40세 미만, 40~44세, 45~49세, 50세 이상으로 분류했다. 해당 연구에서 조기 폐경은 '40세 이전에 마지막 월경 기간을 갖는 것'으로 정의됐다.

분석 결과, 약 2만8,111명(2%)에서 조기 폐경의 병력이 있었으며, 이들의 폐경 평균 연령은 36.7세였다. 조기 폐경의 병력이 있는 여성과 없는 여성의 연구 등록 시 평균 연령은 각각 60세와 61.5세였다. 평균 9.1년의 추적기간 동안 4만2,699명(3.0%)에서 심부전이 발생했으며, 4만4,834명(3.2%)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연령, 흡연, 음주, 신체활동, 소득, 체질량지수,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만성신장질환, 관상동맥질환, 호르몬 대체요법 및 초경 연령 등을 고려해 조기 폐경과 심부전 발생 및 심방세동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기 폐경을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심부전 위험이 33% 더 높았고 심방세동 위험이 9% 더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 이전 분석과 동일한 요인을 보정한 후 폐경 연령과 심부전 및 심방세동 발생률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고, 그 결과 폐경 연령이 감소함에 따라 심부전 사건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당시 50세 이상 여성과 비교해 폐경 시 45~49세, 40~44세 및 40세 미만 여성은 각각 11%, 23% 및 39% 더 높은 심부전 발생 위험을 보인 것이다. 

또한 심방세동 발생 위험 역시 마찬가지로 폐경 연령이 감소함에 따라 증가했으며, 폐경 당시 50세 이상 여성과 비교해 폐경 시 45~49세, 40~44세 및 40세 미만의 경우 각각 4%, 10% 및 11% 더 높은 위험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폐경 연령과 심부전 및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인으로 에스트로겐 수준의 감소 및 체지방 분포의 변화 등을 꼽았다.

남가은 교수는 "심장병이 주로 남성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오해는 성별에 따른 위험 요인이 대체로 무시돼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40세 이전에 폐경을 맞으면 추후에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증거들이 축적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심부전 및 심방세동의 발생 가능성을 평가할 때 흡연과 같은 전통적인 위험 요인에 더해 생식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 교수는 "조기 폐경 여성은 또래보다 심부전이나 심방세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이것은 금연, 운동과 같은 심장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좋은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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