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차 채용 결과 정원 10%도 못채워…한시 채용 한계 드러나
국립대‧지방의료원‧교육부 등 2차 채용 준비…인센티브 강화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위한 1차 공공임상교수 채용이 정원의 10%도 채우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 막판에 결정된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이 윤석열 정부에서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시범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 교육부 등은 ‘좌절은 있지만 실패는 없다’는 생각으로 절치부심, 2~3차 채용을 준비 중이다.

예고했던 7월 시범사업 시작은 이뤄내지 못했지만 8월 초로 예정된 2차 채용에서 더 나은 인센티브 제공 등 개선책을 마련해 9월 시범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의 ‘성공의 키’로 여겨지는 별도 정원 책정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아직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사업 주체들은 지속적인 논의와 시범사업의 성공적 진행으로 기재부를 설득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들이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배경에는 이 사업마저 실패한다면 우리나라 공공의료 확대와 발전이 어렵다는 절박함이 있다. 심지어 이 사업이 실패할 경우 마지막 남은 방법은 해외에서 의사를 수입하는 방법뿐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성공 열쇠 쥔 기재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국립대병원, 공공의료기관, 교육부 등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위해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성공의 열쇠는 여전히 기재부가 쥐고 있다.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의 시작과 끝은 인력 채용이고 현재 인력 채용을 막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은 ‘한시적’이라는 꼬리표다. 이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기관은 기재부뿐인데, 기재부는 시범사업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기 보다는 자신들이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공공제도기획과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은) 교육부가 주도해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기재부가 내용적으로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며 “다만 시범사업 추진과 관련한 정원 배정 등이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급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심의를 거치면 길어지니 병원에서 자율적으로 (한시) 채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이렇게 안내한 후 (교육부 등 관련 단체들에서) 특별한 연락이 온 적은 없다. (공공임상교수 정원을 한시 정원이 아닌 상시 정원으로 배정해 달라는) 공식 요청도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재부의 정원 배정은 (배정해야 하는 인원) 수가 많고 적고를 기준으로 정해지진 않는다.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며 “사업 내용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향후 정원 배정 여부를 지금 말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기재부가 공공임상교수제 실패를 위해 할 수 있는 정원 배정을 일부러 안하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이미 취했고, 그 조치는 150명 한시 정원 배정이라는 설명이다.

기재부가 지극히 '기재부스러운' 생각으로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기재부를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시적으로 시작하는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보란듯이 성공시키는 방법 뿐이다.

교육부, 국립대병원, 공공의료기관 등 사업 성공을 바라는 기관과 단체들도 이 부분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시범사업 시작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교육부 “한시 시범사업과 공공임상교수 신분은 무관”

우선 시범사업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공공임상교수 채용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한시 채용’이라는 인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의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독려했다.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은 한시 사업이 맞고 공공임상교수 채용 시 ‘3년 한시’라는 조건이 걸리긴 하지만 이들의 정년은 보장된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 국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기재부는 시범사업 내용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지만) 시범사업 인력 배정과 관련해서는 충분히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범사업 특성상 초반에는 이견들이 있을 수 있지만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임상교수 1차 채용에서 한시 채용이라는 내용이 들어가 문제인데) 시범사업 특성상 채용공고에는 한시적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지만 정규 트랙으로 임상교수를 선발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공공임상교수 시범사업을 통해 채용되는 분들은 정년이 보장되는 트랙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공공임상교수 별도 정원을 배정받는 것과 시범사업을 통해 공공임상교수로 채용된 분들의 신분과는 완전 별개 문제”라며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임상교수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우리나라 공공의료도 숨통이 트인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시범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제는 실패할 사업이 아니다”

인력을 채용해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으로 파견해야 하는 국립대병원들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에 대해 벌써 ‘실패’를 운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립대병원협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과 관련해 여기저기서 이미 실패한 사업처럼 이야기 하는데 그렇지 않다. 국립대병원, 공공의료기관, 지자체, 교육부, 복지부 등 관련 단체들이 힘을 모아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차 채용 마감 후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지금 2~3차 채용을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관계 기관과 단체들이 만나 채용을 위해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논의했다”며 “(실제 공공임상교수들이 근무해야 하는)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에서 사택 제공 등 인센티브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2차 채용 공고는 아마도 8월 초에 낼 것인데 ‘못하겠다’가 아니라 ‘한번 최선을 다해 해보자’는 분위기”라며 “국립대병원들도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기재부 한시 정원 배정 문제가 강조되다 보니 마치 새정부 들어 기재부가 시범사업을 막으려는 것처럼 인식되는데, 이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재부는 정원 배정 관리라는 고유 혁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국립대병원에 이미 배정된 정원도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위해 별도 정원을 더 배정해 달라고 하니 기재부 입장에선 납득이 어렵다는 걸 이해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국립대병원이 배정된 정원도 다 채우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력이 남아서 채우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기재부가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공임상교수제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국립대병원, 공공의료기관 등 핵심 주체들이 모여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정책을 만들어 위로 올린 드문 사례”라며 “공공임상교수제가 실패한다면 앞으로 이런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공공의료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는 사례가 나오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지방의료원 “공공임상교수제 실패하면 해외에서 의사 수입해야”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조승연 회장 역시 1차 채용 모집의 실패를 딛고 공공임상교수제 성공을 위해 관련 주체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시작했는데 첫 채용에서 모집인원 중 10%도 채우지 못하는 참패를 맛봤다”며 “(사업 주체들이 모여)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책을 논의하고 있다. 근본 이유는 역시 채용 시 ‘한시적’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시적 시범사업이라는 내용이 포함되는 순간 관심도가 확 떨어졌다. 한 대학병원의 경우 애초에 공공임상교수 채용에 관심을 보인 인력이 10명이나 됐는데 실제 채용공고에서 한시적이라는 문구가 삽입된 것을 알고 9명이 지원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2~3차 채용을 위해 지방의료원들도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준비 중이지만 지방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는 것이 문제”라며 “지방의 경우 집을 제공하는 곳도 있는데 수도권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조건이다. (별도 인센티브에 대한) 표준화가 안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결국 해결책은 기재부가 한시 정원이 아닌 공공임상교수 별도 정원을 인정해 주는 것”이라며 “(1차 채용은 실패했지만) 관계 기관들 회의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의견을 취합해 기재부에 또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시범사업 외 국회를 통한 법제화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공공임상교수 채용, 예산, 사업 등을 규정한 법 개정도 함께 추진 중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공임상교수제에 과심이 있는) 의원들을 만나 요청하고 있다”며 “지난해 공공임상교수제 국회 토론회 때문제 관심을 보이는 의원들은 많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아무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정부에서 물꼬를 터주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제도”라며 “법제화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시범사업과 투트랙으로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공공임상교수제는) 공공의료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공공의료 살린다고) 의대 정원 늘려봐야 소용없다”며 “공공임상교수제 실패하면 진짜로 해외에서 의사 수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4월 28일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공공임상교수란 국립대병원 소속의 정년보장 정규의사로 소속병원, 지방의료원, 적십자병원 등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필수의료와 수련교육 등을 담당하는 의사인력이다.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은 10개의 국립대병원이 150여명의 공공임상교수를 선발해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적십자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에 배치하는 사업으로 6개월 동안 총 187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임용기간은 최소 3년으로 하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임용이 가능하고, 소속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 간 순환 근무를 하면서 지역의 공공의료수요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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