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대국민 설문조사② 건강보험과 민간보험
건보료 많이 낸다는 인식 줄고 보장성 강화 시 인상 동의 늘어
건보 한방 특약 전환 '찬성' 49%…민보 가입률 82%로 증가

누구나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원한다. 이는 환자와 의사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료체계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 갈등이 생기고 의사와 환자 간 사이가 멀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리고 의사들은 그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의사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있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청년의사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바라보는 의사와 의료 환경에 대해 알아봤다.

10년 전에 비해 경증질환에서 중증질환으로 건강보험 보장 수준은 올랐지만 국민들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원하고 있었다. 보장성 확대를 위해서는 건강보험료 인상을 찬성하는 의견도 다수였다.

청년의사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 국민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건강보험료율은 10.9%였고, 적당한 건강보험 보장률은 74.7%였다.

현재 납부하고 있는 건강보험료에 대해서는 57.4%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많이 낸다’는 응답은 39.5%, ‘적게 낸다’는 3.1%에 그쳤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 청년의사가 진행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와는 사뭇 달랐다. 당시 ‘많이 낸다’는 의견이 56.1%로 가장 많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건강보험료가 ‘비싸다’는 인식이 컸다. 2012년 조사에서는 ‘적당하다’는 39.4%, ‘적게 낸다’는 4.5%였다.

하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납부하고 있는 건강보험료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조사에서 ‘많이 낸다’는 응답자들에 대한 연령대별 분석 결과, 60대 남성의 47.2%가, 50대 여성의 52.3%가 ‘많이 낸다’고 답했다.

건강보험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서는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의 보험료 차이가 심하다(25.7%)’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2년 조사(14.8%)보다 10.9%p 높은 수치로 보험 가입자 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10년 전보다 중증 질환 보장 수준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민간보험 의존이 더 커진 점도 건강보험 문제점으로 꼽혔다.

‘경증 질환의 보장 수준은 높은데 비해, 중증 질환의 보장 수준은 낮다’는 응답은 16.5%로 2012년(24.5%) 대비 8.0%p 줄었지만 여전히 문제점으로 꼽혔다. ‘건강보험만으로 대처가 되지 않아 민간의료보험을 별도로 가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22.1%로 2012년(20.6%)보다 1.5%p 많아졌다.

건강보험 보장성 높인다면 보험료 인상도 OK

현행 건강보험료가 적당한 수준이지만 보장성 확대를 위해서는 보험료를 인상해도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특히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한 보험료 인상에 찬성하는 의견이 10년 전보다 더 늘었다.

건강보험료와 보장 수준에 대한 질문에 ‘보장성이 낮더라도 보험료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58.0%로 ‘보장성 확대를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42.0%)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 응답자는 지난 2012년 40.8%에서 2022년 42.0%로 1.2%p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의 보험료와 보장수준에 대한 의견(제공: 한국갤럽)
국민건강보험의 보험료와 보장수준에 대한 의견(제공: 한국갤럽)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도 된다는 응답은 수도권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20~3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외래방문 치료 경험은 높았고 입원치료 경험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민간보험 가입자가 더 많았다.

그렇다면 건강보험 보장성은 어디까지 높이고 이에 따른 보험료는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우리나라와 OECD 국가의 평균 보험료(한국 6.99%, OECD 8~15%)와 보장수준(한국 65.3%, OECD 80%)을 설명해 준 뒤, 적정 보험료와 보장률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소득의 10.9%를 건강보험료로 내고, 보장 수준은 74.7%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현재 소득보다 3.9%p 높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보장성을 9.4%p 높인다면 보험료 인상도 용인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적정 건강보험료율은 낮아지는 반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보장률은 높아졌다. 적정 보험료율에 대해 30대가 12.3%로 가장 높았고, 40대 10.2%, 50대 10.0%, 60대 10.7%로 점점 낮아졌다. 반면 원하는 건강보험 보장률은 60대가 76.6%로 가장 높았고, 50대 75.7%, 40대 75.5%로 높다가 30대 73.3%로 떨어졌다.

민간보험 의존도 더 커져…30대 남성 보험료 최고

민간보험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민간보험 가입률은 지난 2012년 78.5%에서 2022년 81.7%로 3.2%p 올랐다. 반면 납입하는 월 평균 보험료는 같은 기간 15만70원에서 13만8,632원으로 1만1,438원 더 줄었다.

보험료는 30대 남성이 18만1,254원으로 가장 많이 내고 있었고, 여성은 50대가 16만4,216원으로 가장 높았다.

제공: 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

민간보험 가입 이유는 ‘불의의 질병 및 사고로 인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76.7%를 차지했다. 반면 ‘건강보험 서비스의 보장이 부족해서’ 민간보험에 가입했다는 응답은 13.6%에 그쳤다. 또 연령대가 높을수록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해 민간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보장성 부족을 민간보험 가입 이유로 꼽아다.

건강보험 보장이 부족해서 민간보험에 가입했다고 한 응답자의 경우 ‘외래 방문 치료 경험자(14.8%)’와 ‘입원 치료 경험자(14.3%)’의 응답비율이 각각 미경험자 대비 높게 나타났다.

"한방, 자동차보험처럼 선택할 수 있어야" 49%

제공: 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

한방의료행위 일부가 건강보험에서 보장하고 있지만 자동차보험 특약처럼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현재 건강보험에서 일부 보장하고 있는 한방의료행위를 자동차보험 특약처럼 가입자 선택에 따라 보험료를 조금 더 내고 한방의료행위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거나, 보험료를 조금 덜 내고 한방의료행위 부분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않는 형태로 건강보험을 개편해야 방안에 대해 설명한 뒤 찬성 여부를 물었다. 

가입자의 선택에 따라 한방의료행위 혜택을 받는 형태로 건강보험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에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8.6%가 찬성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보통은 33.8%, 반대하는 편은 17.6%에 그쳤다.

찬성하는 편 응답 비율은 30대 남성(57.1%)이 가장 높은 반면 30대 여성(37.9%)이 가장 낮았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