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중국 제약기업들의 한국 도전기② '에베레스트메디신'
1호 신약 '트로델비' 한국 상륙…4개 질환 분야에 11개 물질 보유
박혜선 대표 "강력한 파이프라인과 경험 많은 임직원…한국서 자신"

최근 안텐진, 에베레스트메디신, 베이진 등 중국 제약사들이 속속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들은 원료의약품 등 기존의 중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했던 것과 달리, 암 등 중증질환 관련 신약을 앞세워 전면 도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하지만 생소한 브랜드, 한국 내 팽배한 중국산의 저가 이미지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다. 이에 중국 제약사 한국 법인 대표들에게 향후 계획과 목표 등에 대해 들었다.

치료가 열악한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서 최초의(First-in-class) 약물-항체접합체(ADC) 신약인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 에베레스트메디신(Everest Medicines)은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이 '트로델비'의 아시아 판권을 일찌감치 사들이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런 에베레스트메디신이 한국에서도 법인을 설립하고, '트로델비'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에베레스트메디신코리아 박혜선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에베레스트메디신의 성공을 자신했다. 그 배경으로 꼭 필요하면서도 차별화된 제품을 꼽았다. 

박혜선 대표에게 에베레스트메디신이 한국에서 펼치고자 하는 활동들에 대해 들었다.

한편, 박혜선 대표는 바이엘, 애보트, 화이자 등에서 마케팅, 마켓 엑세스, healthcare policy, 사업개발, 비즈니스 사업부 총괄 등 20년 이상 다양한 경험과 리더십을 쌓았다. 에베레스트메디신에 합류하기 전에는 비엠에스 코리아 대표을 역임했다.

에베레스트메디신 코리아 박혜선 대표
에베레스트메디신 코리아 박혜선 대표

- 에베레스트메디신은 어떤 회사인가.

에베레스트메디신은 중화권 및 신흥 아시아 태평양 시장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한다는 사명 하에 2017년 설립됐다. 본사는 중국 상하이에 있으며 베이징, 뉴욕, 보스턴, 샌디에이고, 파리, 서울, 싱가포르 및 대만 등에도 진출한 상태다.

에베레스트메디신은 203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Top 3' 바이오 제약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기 위해 상업화(commercialization), 제조(manufacturing), 신약 발굴(discovery) 등 세 가지 핵심 영역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 중이다.

- 현재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도 궁금하다.

에베레스트메디신은 '종양학', '면역학', '심혈관 및 신장 질환', '감염 질환'에 걸쳐 11개의 유망한 임상 단계 후보물질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이들 중 다수는 후기 임상 개발 단계에 있으며, 3개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역시 '트로델비'다. 트로델비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TNBC) 및 전이성 요로상피암(UC)을 비롯한 여러 유형의 상피성 종양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이자, 발현율이 높을수록 낮은 생존율 및 재발과 관련되는 Trop-2 수용체를 타깃하는 'first-in-class' 항체다. 길리어드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에베레스트메디신이 중화권, 한국 및 특정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트로델비 개발, 등록 및 상업화 독점 권리를 갖고 있다.

급속한 질병 진행의 위험이 있는 IgA 신증 환자의 단백뇨 감소에 최초이자 유일하게 FDA 승인을 받은 '네페콘(Nefecon)'도 주목되는 신약이다. 미국에서는 '타페요(TARPEYO)'라는 상품명으로 작년 12월 신속 허가 받았다. 에베레스트메디신은 스웨덴 생명공학회사인 칼리디타스(Calliditas)와의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한국 및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에서 네페콘을 개발하고 상업화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이미 상업화 단계에 있는 품목으로는 광범위 스펙트럼을 가지는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 '에라바사이클린'이 있다. 이 신약은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및 싱가포르에서 복잡성 복강내 감염(cIAI) 치료제로 승인됐고 중국에서는 현재 허가 검토 중이다. 

후기 임상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으로는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및 아토피 피부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개발 중인 선택적 스핑고신 1-포스페이트(S1P) 수용체 조절제 '에트라시모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적응증 2상 임상시험 중인 mRNA 백신 'PTX-COVID19-B' 등이다.

- 에베레스트메디신이 바라보는 한국 시장은. 

한국은 풍부하고 성숙한 의료 인프라와 상당한 인구 규모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에베레스트메디신에게는 한국 시장이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장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법인 설립 자체가 에베레스트메디신의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법인 설립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무엇보다 한국 환자에게 최고 수준의 의약품을 신속하게 제공할 것이다. 또 임상시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해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한국의 선진 의약품 시장과 우수한 임상 인프라를 감안할 때 속도와 질 측면에서 상생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한다. 이것은 혁신 신약을 더 빨리 공급하고자 하는 에베레스트메디신의 '환자 최우선' 정신에 기반한다. 

- 한국에서 에베레스트메디신 제1호 신약은 '트로델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로델비의 시장 전망은.

트로델비는 3상 ASCENT 연구로부터 도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유럽, 호주, 캐나다, 영국, 스위스, 싱가폴, 중국에서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 승인 받았다. 미국에서는 전이성 방광암에도 사용이 승인됐으며, 삼중음성 유방암이나 방암광에 대한 다른 아형 치료를 위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과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트로델비는 ASCENT 연구에서 이전에 2회 이상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단일 약제 화학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59%까지 감소시켰다. 이를 근거로 작년에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및 유럽암학회(ESMO) 가이드라인은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2차 이상에서 선호되는 치료옵션으로 트로델비를 권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식약처 역시 작년 4월 트로델비를 희귀의약품 및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현재 트로델비에 대한 허가 검토를 진행 중이다. 트로델비라는 혁신적인 신약이 한국 환자들에게 가능한 한 빠르게 제공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 에베레스트메디신 코리아 운영 계획은. 

성공적인 조직 운영은 바람직한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평소 '도전과 혁신(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할 수 있다(winning spirit)는 마음가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직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고,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을 기반으로 성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조직이 지지(support)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그 밖에도 '동반성장'과 '가족친화'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구성원의 만족도 및 행복도가 높아야 조직이 성과를 낼 수 있다. 부서, 직무, 직급과 무관하게 본인이 매일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는 환자들에게 혁신 신약을 신속하게 공급하는데 어떻게 기여되고 있는지를 알고,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본인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직원들이 본인의 자녀, 배우자 등 가족에게서 인정받을 때 회사에 대한 애정과 소속감도 올라간다. 이를 위해, 크고 작은 성과에 대해 함께 격려하고 축하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가족들에게도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해,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다양성을 포용하는 젊은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다양성과 포용성은 혁신을 리드하고 기업의 수익 및 가치 창출과 직결된다고 알려져 있다. 에베레스트메디신 코리아는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성향을 존중하고,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좀 더 비중을 두어 인재를 구성하고,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 에베레스트메디신 코리아의 중장기 목표는.

에베레스트메디신은 만 4년의 신생 기업이지만 지리적 영역, 조직 및 역량을 빠르게 확장해 왔다. 한국에서의 제품 출시는 처음이지만, 강력한 파이프라인과 함께 경험이 풍부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팀이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우린 선진화된 한국 의료시장 및 인프라를 기반으로 활발히 임상시험을 유치하고, 바이오제약 선도기업으로서 의료계 및 주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다. 또한 국내 제약기업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데 다리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의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무엇보다 파이프라인별로 한국 시장에 맞는 유연하고 전략적인 시장 진출 전략을 실행해, 에베레스트메디신의 혁신 신약에 대한 한국 환자들의 접근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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