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왜 설치하나” 반문
“헝가리에서 흉부외과는 인기과”…데브레첸대에만 50명 정도

[데브레첸=송수연 기자] “한국은 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려고 하는 것인가?”

지난 5월초 헝가리 데브레첸의대에서 만난 흉부외과 클루지나포카 루돌프(Kolozsvári Rudolf) 교수는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이같이 반문했다.

한국은 대리수술이나 의료과실 문제가 발생하면서 법을 개정해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했다고 설명해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개정된 의료법은 2년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2023년 9월 25일 시행된다.

클루지나포카 교수는 “양가감정이 든다. 만약 환자가 의료사고에 대비해 소송용으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고 촬영하길 원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수술을 해야 하는 서전(surgeon)에게는 그 자체가 부담”이라며 “서전에게 불필요한 압박을 가하는 환경이 될 수도 있어 수술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클루지나포카 교수는 “CCTV로 수술실 안에서 벌어지는 어떤 상황을 보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수술실 안에서는 모든 의료진이 마스크를 쓰고 수술 가운을 입고 있기 때문에 구분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헝가리에서는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지난 5월 3일 헝가리 데브레첸의대에서 만난 흉부외과 클루지나포카 루돌프(Kolozsvári Rudolf) 교수는 헝가리에서 흉부외과는 '인기과'에 속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일 헝가리 데브레첸의대에서 만난 흉부외과 클루지나포카 루돌프(Kolozsvári Rudolf) 교수는 헝가리에서 흉부외과는 '인기과'에 속한다고 말했다.

데브레첸의대는 흉부외과 특성화 대학으로 흉부외과 전문의만 50명에 달한다. 특히 심장 이식 수술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연간 심장 수술 건수가 1,200례 정도로 카테터 삽입 시술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하루 7~8건씩 심장 수술을 했다는 게 클루지나포카 교수의 설명이다. 현재는 하루 평균 4~5건 정도 심장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헝가리에서 흉부외과는 ‘인기과’로 분류된다고 한다. 클루지나포카 교수는 “헝가리 의사들에게 흉부외과는 인기 있는 과 중 하나다. 매력 있는 과”라며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들을 많이 보는 과여서 지금은 인기가 조금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데브레첸의대에만 흉부외과 전문의가 40~50명 정도 근무한다”고 말했다.

인기가 있다고 해서 흉부외과 전공의를 많이 뽑는 것도 아니다. 데브레첸대학병원은 매년 1~2명 정도를 흉부외과 전공의로 선발해 수련 시킨다. 이렇게 양성된 흉부외과 전문의들 대부분은 대학병원 수술실에 ‘서전’으로 남는다고 한다.

클루지나포카 교수는 “데브레첸대학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친 흉부외과 전문의의 95% 이상은 이곳에 남는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개원하는 흉부외과 의사는 5% 정도에 불과하다”며 “수술할 의사가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한달 평균 300시간 이상 근무했지만 10년 전 법이 바뀌면서 최대 164시간으로 제한됐다. 주당 근무시간은 60시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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