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학회-망막학회 ‘콜라보’ ②]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
“안과의사 소견 알고 싶으면 환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내과의사와 안과의사 간 소통 시스템 마련돼야”
당뇨망막병증 인지도 향상 위한 공동 설문조사도 계획

당뇨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망막병증’은 대표적인 실명질환이지만 당뇨망막병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안저검사’가 필수다. 안저검사는 주로 안과에서 이뤄지지만 당뇨병은 내과나 가정의학과 등 동네 병의원에서 진단하고 치료한다. 이 때문에 당뇨망막병증이 의심되더라도 당뇨 환자를 치료하는 내과에서 안과로 의뢰하지 않으면 당뇨망막병증을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당뇨망막병증이 의심돼 환자에게 안과 진료를 권하더라도 번거로운 과정 때문에 연계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와 한국망막학회가 당뇨망막병증 예방·치료를 위해 손을 잡았다. 청년의사는 학회 대표들을 만나 두 학회가 당뇨망막병증 예방 및 치료를 위해 나서게 된 이유,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편집자주>

당뇨망막병증은 혈당관리가 잘 되지 않아 망막의 혈관이 손상되면서 시력저하와 실명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족부궤양, 당뇨병신증 등과 함께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자 황반변성, 녹내장과 같은 대표적인 실명질환이기도 하다.

지난 8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만난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 문준성 총무이사, 권혁상 홍보이사는 당뇨망막병증 환자 치료의 걸림돌로 내분비내과와 안과 간 환자를 연계하는 시스템 부족을 꼽았다.

원 이사장은 그동안 내과와 안과 간 소통이 부족했다며 당뇨망막병증에 대한 논의의 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당뇨병학회와 망막학회가 공동으로 당뇨 환자들이 당뇨망막병증을 얼마나 잘 알고 있고, 치료받고 있는지 설문조사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 문준성 총무이사, 권혁상 홍보이사.
(왼쪽부터)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 문준성 총무이사, 권혁상 홍보이사.

- 당뇨병 환자의 당뇨망막병증 유병률은 얼마나 되나.

원규장 이사장(이하 원) : 당뇨망막병증은 20세 이상 성인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실명 원인 중 하나다. 당뇨병학회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에 따르면 2013년 기준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43만1,964명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15.9%를 차지했다.

- 당뇨망막병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선 검사가 중요하지만 내과에서 안과로 환자를 연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현실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나.

문준성 총무이사(이하 문) : 당뇨망막병증 의심 환자한테 안과 진료를 받을 것을 권유하지만 실제 이 환자가 검사를 받았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또 진료를 받았으면 진료회송에 대한 문서나 소견이 오고 가야 하지만 정해진 양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과의사가 안과의사의 소견을 알고 싶으면 환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내과와 안과 간 연계 시스템이 없는 게 큰 문제 같다.

권혁상 홍보이사(이하 권) : 종합병원급은 환자가 당뇨망막병증으로 안과를 찾았다면 차트를 열어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지만 동네 안과 병의원을 다니고 종합병원 내분비내과를 찾는 경우엔 환자 상태 파악이 쉽지 않다. 당뇨망막병증도 질환 심각도별로 경증, 중등증, 중증으로 나뉘는데 망막병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 환자들은 안과에서 진단받고 그냥 다 괜찮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 문제 때문에 환자 상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다.

: 종합병원 내분비내과에서 당뇨망막병증 의심 환자를 안과로 보내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동네 안과 병의원을 다니다가 오는 경우다. 환자 상태를 파악하려면 환자 말에 의존해야 하는데 바쁜데 일일이 의사 소견을 물을 수도 없고 난감할 때가 많다. 종합병원 내 내분비내과와 안과의 체계적인 시스템 연계도 중요하지만 동네 병의원 간 연계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 내과와 안과 간의 관계 형성이 중요해 보인다.

: 다학제 협진에 대한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서로 간의 소통이 안 되는 게 문제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망막병증 치료는 안과가 아니면 못 한다.

: 서로 간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 당뇨망막병증 환자에게 안과의사는 ‘혈당 조절 잘 해서 와라’, 내과의사는 ‘안저검사 받으러 가라’ 정도만 이야기하지 그 이후의 단계에 대한 논의는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당뇨망막병증 환자를 진료할 때 내과의사와 안과의사 간 소통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이런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본다.

- 당뇨병학회와 망막학회 간의 협업계획이나 함께 추진했으면 하는 사업이 있다면.

: 망막학회와 함께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환자들이 당뇨망막병증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아는지, 안저검사를 해본 적이 있는지, 병원 이용률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이를 통해 당뇨망막병증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향후 정책 마련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안과의사들은 (내과와 다르게) 수술에 더 포커스를 맞추는 경우가 많아서 당뇨 환자 관리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데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아가 동네 병의원들끼리 환자 치료 결과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상호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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