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면허관리원 예산으로 88% 삭감된 1840만원 편성
의학정보원 예산도 88% 삭감…“설립 포기하겠다는 거냐”
대외사업추진 예산 1억5000만원 증액…“회무 방향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마련한 ‘2022년도 예산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율정화 강화 방안으로 추진해온 (가칭)‘대한의사면허관리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은 ‘대외사업추진’ 예산은 대폭 증액한 것이다. 의협 대의원회 수임 사항으로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 온 의학정보원 관련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이를 두고 이필수 집행부 회무 방향이 정부와 국회 등 대외활동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료계를 위해 필요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기는 힘든 정책적인 대응은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청년의사가 입수한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의협 2022년도 예산은 총 474억8,467만원으로 전년도(2021년도)보다 2억2,744만원 정도 늘었다. 이는 의료정책연구소, 오송부지매입 등 특별회계가 포함된 예산으로 회관신축기금(207억8,285만원)이 전체 예산의 44%를 차지한다.

논란은 고유사업 관련 예산에서 나왔다. 의협 집행부가 의사면허관리원 예산으로 편성한 금액은 1,840만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억4,140만원이나 삭감됐다. 2021년도에는 의사면허관리원 예산으로 1억5,980만원이 편성됐으며 대부분 집행된 상태여서 이월금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필수 회장은 지난해 6월 척추전문병원에서 발생한 대리수술 의혹 사건을 계기로 내부 자율정화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근본적 대안으로 의사면허관리원을 설립하고 대한변호사협회 수준으로 자율징계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을 88% 이상 삭감하면서 의사면허관리원 설립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 의협 대의원은 “예산으로 1,800만원 정도만 편성했다는 건 의사면허관리원을 설립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리수술 사건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국회에는 의사면허 취소 요건을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그저 말로만 자율정화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예산이 대폭 삭감된 사업은 의사면허관리원뿐만이 아니다. 의학정보원 설립 추진·운영 예산도 1,500만원으로 전년도보다 1억1,560만원이나 삭감됐다.

의학정보원 설립은 지난 2016년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결된 수임 사항으로 보건의료정책 수립과 제안을 위한 진료정보 통계를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의료기관들이 생산하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빅데이터를 생산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가 제공하는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말자는 차원에서 추진됐다. 전자의무기록(EMR)을 자체 개발해서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88% 이상 삭감되면서 의학정보원 사업을 접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예산 삭감 비율이 가장 높은 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 모두 전임 집행부에서 추진하던 사업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필수 집행부가 강조해 온 ‘회무 연속성’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삭감된 금액이 가장 높은 사업은 의료감정 심의로 전년도에 비해 1억8,056만원이 삭감됐지만 삭감 비율은 10% 정도로 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보다 낮다.

반면 대외사업추진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1억5,000만원이나 증액된 5억2,500만원으로 편성됐다. 대외사업추진 예산은 대국회나 대정부 활동 등에 드는 비용으로 그 특성상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다.

의협은 오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도 예산안을 의결한 뒤 24일 정총 사업계획및예산·결산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25일 정총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다.

의협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8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의사면허관리원 관련 2021년도 예산이 많이 남은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확정된 예산안은 아니다. 이사회를 거쳐서 예산안을 확정한 뒤 정총에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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