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관리군 대상 의료상담센터 219곳
“하루 300~400통은 기본…행정 상담도”
진료 아닌 ‘상담’은 수가 청구 어려워

“의료상담이 아닌 온갖 민원에 행정 업무까지 처리하는 상황이지만 수가 보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재택치료 대상자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24시간 의료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민간병원들이 토로하는 고충이다.

재택치료 전화 상담을 하는 동네 의원이 늘었지만 야간에도 상담과 처방이 가능한 병원과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상담이 집중되는 현상은 여전하다. 여기에 관련 수가도 제대로 책정돼 있지 않아 24시간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민간병원들은 “무료 봉사”에 가깝다고 했다.

또한 집중관리군에 비해 일반관리군은 제대로 된 관리체계가 수립돼 있지 않아 응급 상황 발생 시 병원 이송도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재택치료 대상자는 82만678명이다. 이들 중 하루 두 번씩 모니터링을 하는 집중관리군은 12만2,717명이다. 나머지 69만7,961명이 일반관리군으로 24시간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이용 대상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에게 기초 의료상담과 의약품 처방을 하는 24시간 의료상담센터는 1일 기준 총 219곳이다. 코로나19 전화 상담·처방이 가능한 의원도 7,549곳이지만 대부분 야간에는 운영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24시간 운영’하는 의료상담센터로 상담이 몰리면서 하루 300~400통 이상 전화를 받는 곳들이 많다.

일반환자군 재택치료자 대상 전화상담 모습(보건복지부 제공).
일반환자군 재택치료자 대상 전화상담 모습(보건복지부 제공).

일반관리군 상담하지만 진료비 청구 못하는 경우 많아 

문제는 말 그대로 ‘상담’만 하는 경우 수가 보전을 받을 수 없다는 데 있다. 의료상담센터에서 재택치료 환자의 전화를 받고 상담하는 업무는 대부분 간호사들이 하지만 이에 따른 ‘간호상담료’가 책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상담 후 의사 진료와 연계돼야만 1인당 2만~3만원 정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인적 사항도 남기지 않은 채 상담으로 끝난다.

의료상담만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격리 해제나 의약품 반납 등 행정 업무에 대한 상담도 이뤄진다. 보건소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다짜고짜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A병원은 의료상담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데 의사 6명과 간호사 12명, 행정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조무사 2명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인력으로도 쏟아지는 상담 전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고 ‘수익’이 나지 않는 곳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기도 어렵다.

A병원 관계자는 “하루 평균 300~400명 정도를 상담하고 있다. 의료상담뿐만 아니라 온갖 질문이 쏟아진다. 의료상담이 아닌 일반 상담이 더 많을 때도 있다”며 “약 처방을 받기 위해 걸려온 전화는 의사의 진료가 이뤄져 진료기록이 남고 이를 토대로 (심평원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지만 일반 상담은 비용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보다는 상담만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관련 비용을 보상 받으려면 전화를 건 사람들의 인적사항을 받아야 하지만 약 처방이 목적이 아니면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일반관리군 응급의료체계 여전히 구멍 많아”

의료상담센터를 운영하는 B종합병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에 위치한 B종합병원은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의료상담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인 구조에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 의료체계도 미흡해 하루하루가 고비라고 했다. B종합병원은 집중관리군도 담당하고 있다.

B종합병원 관계자는 “집중관리군보다 일반관리군이 더 힘들다. (모니터링을 받는) 집중관리군에 비해 일반관리군은 상담받기도 쉽지 않으니 많이 불안해한다”며 “상담 내용도 의료적인 부분보다 격리 해제 등 행정적인 부분이 많다. 이런 경우 비용 보전은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 후 처방하는 의약품을 재택치료자가 받을 수 있는 약국을 지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재택치료자들은 거주지 인근 약국에서 약을 받길 원해서 일일이 찾아서 처방전을 발행하지만 처방약을 갖추지 못해 다시 약을 바꿔서 보내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공공병원도 아닌 민간병원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곳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기는 어렵다”며 “전화 상담과 처방을 하는 의원이 많이 늘었다. 그렇다면 주간 상담은 의원이 전담하고 병원과 종합병원이 운영하는 의료상담센터는 야간에만 운영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에 대한 응급의료체계에도 구멍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가 응급 진료를 위해 119를 불러도 병원 이송이 쉽지 않다. 집중관리군처럼 보건소가 병원을 지정해줘야 이송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아이가 각혈을 했는데 119를 불러도 오지 않는다며 우리 쪽으로 연락을 해 온 부모도 있었다. 현장에서 조율해 우리 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일반관리군이 늘어날수록 이같은 일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에 대한 의료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