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코로나 펜데믹 2년 ‘오미크론 습격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토론회
일 확진자 5만~10만명 머지 않아…현 방역체계 무용지물 될 것
먹는 약 ‘팍스로비드’ 게임체인저 아니야…현장 투약 어려움 고려 필요
환자 수만명 발생하면 1차의료기관 참여해도 현 재택치료 유지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일 신규 확진자가 10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현재 방역당국이 내놓고 있는 수많은 대응들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이에 PCR검사를 기본으로 하는 검사체계, 코로나19 대응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1차 의료기관 참여만 되면 해결될 것으로 여겨지는 재택의료 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김동현 교수(윗줄 좌),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임승관 원장(아랫줄 좌), 명지병원 서용성 재택치료지원센터장.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김동현 교수(윗줄 좌),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임승관 원장(아랫줄 좌), 명지병원 서용성 재택치료지원센터장.

청년의사는 국내 코로나19 환자 첫 발생 후 정확히 2년이 지난 20일 현 상황을 점검하고 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미크론 습격,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온라인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 2부에서는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 사회로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김동현 교수,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임승관 원장, 명지병원 서용성 재택치료지원센터장 등이 참석해 오미크론 대응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현재 델타 변이 대응에 맞춰져 있는 방역대응을 오미크론 대응으로 즉시 전환해야 하고, 그 방향으로 ▲선택과 집중에 따른 효율적인 관리체계 ▲중앙중심적 진료체계를 완전히 일상적인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평택 등 일부 지역에서 오미크론이 과반을 넘어 우세종이 됐다. 이는 말 그대로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자괬다고 이야기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해외 사례를 봤을 때 한 두 달 내에 (일 확진자가) 5만~10만명까지 갈 수 있다. 우리라고 절대 예외가 될 수 없다. 환자 급증 속도가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이사장은 “일 환자 5만~10만명이 발생하는 상황이 한달 정도 쓰나미가 지나가듯 지나갈 것이다. 그 위기상황에 어떻게 할 것이냐 계획이 있어야 하고 두번째, 세번째 계획도 있어야 한다”며 “다가올 위기 상황에 대한 경고를 전문가들이 미리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 환자 수만명 대비 ‘항원검사’ 기본으로 투약해야

이날 심포지엄에서 오명돈 위원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된 만큼 검사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상황에서 검사의 1차 목적이 어디에 있느냐를 생각해봐야 한다. 오미크론 대응의 핵심이 사회기능 유지와 피해 최소화라고 한다면 검사를 통해 치료받을 환자를 빨리 발견하고 먹는 약 처방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주 검사법인) PCR검사보다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초기에 양성이 나오는 항원검사가 필요하다”며 “(항원검사를 통해 빨리 양성을 확인하면 감염 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 불필요하게 먹는 약을 투약받는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먹는 약을 통해 (발병 초기에 약을 투약하는) 성과를 달성하려면 현장에서 처음 (코로나 환자를) 진료한 의사가 항원검사를 하고 양성이면 바로 투약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먹는 약을 사용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왕준 이사장 역시 “치료제 투약을 즉시하기 위해 항원검사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대목은 매우 중요하다. PCR검사는 하루 15만건 이상 넘어가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보완을 위해 의료기관에 항원검사키트를 미리 공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먹는 약 ‘팍스로비드’는 타미플루가 아니다

오미크론 유행 대비책으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대한 너무 큰 기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팍스로비드 처방과 관련해 금기약물도 많고 간대사 억제 관련 이슈도 있기 때문에 방역당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로 환자가 처방받은 약물 종류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처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왕준 이사장은 “팍스로비드가 마치 (코로나 대응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때 타미플루(Tamiflu)처럼 일반인들에게 선전되다 보니 현장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여러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의료진들이 팍스로비드를 실제 투약하는데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오명돈 위원장은 “팍스로비드에 대한 기대가 크다. 델타 변이 유행에 대비해 정부가 많은 공을 들여 확보한 귀한 약이지만 안타까게도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애초 기대했던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급변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팍스로비드는 발병 후 5일 이내 투약해야 하는데) 오미크론 확산으로 환자가 물밀듯이 오면 투약이 5일 이후로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이 외에도 팍스로비드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환자들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였지만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은 백신 접종자고 델타보다 더 약한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중증화 방지에 성과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팍스로비드를 1,000명에게 투약하면 50~60명 정도의 (중증화) 진행을 막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 우리가 약에 기대할 것이 아니라 더 기본적인 것을 챙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지병원 서용성 센터장은 “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와 직접 접촉해보면 팍스로비드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많다. 현재 투약 대상이 아닌 40~50대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들도 왜 약을 안주냐는 이야기를 한다”며 “반대로 (처방해야 하는 환자인데)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면 못 먹겠다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서 센터장은 “신종플루 때 타미플루처럼 약을 쏟아부어서 국민에게 먹이는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 센터장은 “재택치료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재택치료자들은 ‘입원하지 못했다’는 피해의식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 팍스로비드가 피해의식을 없애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면 사용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국가는 모든 코로나환자를 치료한다’ 생색 위한 재택치료는 위험

하루 수천명의 환자만 발생해도 재택치료 시스템에 구멍이 뚤리는 상황에서 하루 수만명, 많게는 10만명까지 환자 발생이 예상되는 오미크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재택치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 환자 7,000명 발생 때도 재택치료자에게 치료키트를 전달하는 데만 2~3일이 소요됐는데 하루 수만명 환자가 발생할 경우 지금과 같은 재택치료 시스템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택치료에 1차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단순히 1차 의료기관을 참여시켜 환자와 1대1로 매칭시킨 후 하루에 몇번 통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환자를 전수 관리하고 있다는 생색을 내기 위해 모든 환자를 재택치료하는 것이 옳은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명돈 위원장은 “20대들도 오미크론에 감염되면 중환자실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환자가 생각하는 위험도와 의사들이 판정하는 의학적 위험도에 괴리가 크다”며 “지난 2년 동안도 괴리가 컸지만 오미크론 유행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재택치료의 목적은 환자가 집에서 쉴 수 있게 하고 방역적인 차원에서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나는 괜찮다. 감기나 독감처럼 (집에서) 지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재택의료 이슈가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승관 원장 역시 “괴리를 줄여야 한다는 점에 동감하지만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관리체계가 없기 때문”이라며 “지난 2년간 그랬다. 구급차를 탈 필요가 없는 사람이 구급차를 타고 (의료진은) 우주복을 입고 진료를 하고 (병상이 없다며) 환자들을 지방으로 이송했다. (국민들이) 이런 경험들을 했는데 전문가와 관료들이 (오미크론 중증화율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그게 안되기 때문에 우리는 (오미크론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확률이 더 높다”고 했다.

1차 의료기관-저위험군, 거점병원-고위험군 관리체계 필요

이에 오미크론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재택치료 시스템으로 저위험군은 1차 의료기관이 중심이 된 전화 확인, 고위험군은 입원실을 갖춘 의료기관이 위험 시 대면진료와 입원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승관 원장은 “재택치료는 사실 홈케어(homecare)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이를 치료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부터 수정돼야 한다”며 “저 위험군은 (전화 모니터링을 하다가) 필요할 때 1차 의료기관에 연락해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으면 충분하고 고위험군은 입원실이 있는 기관에서 파견해 대면진료하고 (문제 발생 시) 입원과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용성 센터장 역시 “재택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생기는 문제의 60~70%는 소아가 열이나 콧물이 나거나 감기약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소아환자의 경우 중증으로 가지도 않는데 의료 역량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센터장은 “(오미크론 유행으로) 환자가 미친듯이 많아지면 저위험군은 1차 의료기관을 통한 온-콜(on-call) 중심으로, 고위험군은 대면진료와 섞어서 진료하는 구조가 돼야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왕준 이사장은 “60세 이상 백신 미접종자 등 고위험군은 재택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거점병원을 통해 대면‧방문진료로 연결하고, 저위험군은 개원가 중심 온-콜을 통해 관리하다 문제가 생기면 거점병원 진료로 연결하는 지역단위 시스템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재택치료 지원을 위해 1차 의료기관들이 참여해도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치료를 하고 있는 병원 내에서도 코로나 치료에 직접 참여했던 의료진과 아닌 의료진 간 인식 차이가 크다”며 “(1차 의료기관이 재택치료에 참여한다고 해도) 적절한 교육을 통한 충분한 의학적 공유가 없다면 내과의사가 참여한다고 해도 코로나에 대해 문외한적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교육과 정보를 교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대목인데 아직 의료계 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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