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진흥원, 크리에이터 대도서관과 ‘의학 진로상담’ 프로그램 진행
조회수 2만5000여회 기록하며 큰 관심…“의사과학자 길 넓어질 것”

환자를 진료하면서 얻은 아이디어를 연구에 접목해 질병 치료,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의사과학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유명 동영상 크리에이터 대도서관과 함께 ‘의학 진로상담’을 주제로 한 유튜브 방송을 제작해 스트리밍 중이다.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도서관이 함께한 '의학 진로상담' 유튜브 방송.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도서관이 함께한 '의학 진로상담' 유튜브 방송.

"의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꼭 의사가 되라는 법은 없다"며 의사 외 다양한 직업군과 진로가 있다는 것을 의학도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기획된 이 방송은 지난해 12월 30일 공개 후 현재까지 2만5,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방송에는 의사 출신 법조인, 의사 출신 유튜버, 의사과학자 등이 참석해 의대생들의 다양한 진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의사과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 고대안산병원 핵의학과 박기수 과장,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김한상 교수, (주)루닛 김기환 의학총괄이사 등이 직접 참여해 의대 진학 후 진로를 고민을 하는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고대안산병원 핵의학과 박기수 과장(좌), 연세의대 종양내과 김한상 교수, (주)루닛 김기환 의학총괄이사.
고대안산병원 핵의학과 박기수 과장(좌), 연세의대 종양내과 김한상 교수, (주)루닛 김기환 의학총괄이사.

의사과학자란 임상의사가 연구를 병행해 진료 활동을 줄이고 연구에 좀 더 집중하거나 연구를 전담하는 의사를 뜻한다. 주로 바이오헬스산업계로 진출해 기업 내 연구직이나 메디컬 디렉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박기수 과장은 현재 비만이나 동맥경화 동물모델을 만들어 신약후보물질을 주사하고 MRI‧CT‧초음파 등을 활용해 약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김한상 교수는 암 전이 현상 억제 협업연구를 진행 중이며, 김기환 이사는 기업가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자신이 의사과학자의 길을 선택한 이유부터 의사과학자가 되기 위한 방법, 의사과학자가 할 수 있는 역할 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우선 박기수 과장은 의사과학자의 길을 후배들에게 강력 추천한다며 “창의적인 지식을 생산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고 협업을 통해 일하는 것이 즐거워 의사과학자의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 박 과장은 “의사과학자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길은 ‘블루오션’"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과장은 “지금은 핵의학자로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보다 연구가 더 즐겁다.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고 남들이 기존에 알아낸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냈을 때도 희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대교수들도 임상과 함께 연구를 하고 논문을 발표하지만 의사과학자와는 다르다”며 “의사과학자는 연구한 것을 사업화하고 기술화해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한다. 교수는 학문적인 목표로 논문을 발표하지만 의사과학자는 사업화와 기술화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상 교수는 다양한 연구 아이디어가 필요한 의사과학자는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의사과학자는 연구를 많이 하지만 진료현장에서 병을 직접 대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을 상상해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타과와) 협업과 임상적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주일에 1,000명, 일년이면 만명 정도 환자를 진료하는데 지금은 환자 진료에 보람을 많이 느낀다”며 “하지만 10년 뒤에 임상의사와 의사과학자 중 어떤 분야를 선택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의사과학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진료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통해 암을 정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미래에 수만명, 수십만명의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며 “이런 분야는 (의사) 한사람 한사람 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진료현장 의사도 중요하지만 디지털헬스케어의 다양한 분야와 새로운 산업에서 의사가 많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후배들 중에서) 의사과학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 선택 의대생 1%, 복지부 정책 지원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진흥원에 따르면 일년에 배출되는 의사 중 기초의학 분야를 선택하는 비율은 1%가 되지 않는다. 이에 복지부는 융합형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을 통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융합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은 임상의사 중심 의료환경에서 연구역량을 갖춘 의사 양성 및 바이오헬스 기술 발전을 위해 2019년부터 추진 중인 사업으로, 전공의 연구지원과 의사과학자 양성 인프라 구축으로 나눠 3년간 지원한다.

이날 방송에는 융합의사과학자 양성사업에 직접 참여 중인 서울대의과학과 박사과장 김재력 연구의사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조현진 전공의가 직접 참여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들려줬다.

김재력 연구의사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의사가 꿈은 아니었는데 의대에 진학해보니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중 의사과학자가 적성에 맞고 산업계로 진출할 수 있는 전망이 좋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조현진 전공의는 “진료현장에서 1~2년 전부터 스마트워치로 직접 혈압을 측정해 진료실로 가져오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스마트워치를 잘 활용하고 있다. 이런 여러가지 현상들이 모두 가정의학과 의사의 중요한 진료 주제며 동시에 디지털헬스케어 연구분야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의사과학자가 가야할 길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시야 넓히면 새로운 길 열려

한편 이 방송에는 의사과학자 과정을 밟고 있는 이들 외 현재 의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참여해 의사과학자로의 길을 선택했을 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물었다.

서울의대에 재학 중인 이민주 학생은 의사과학자를 직업으로 선택했을 때 연구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김한상 교수는 “진료현장에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현상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 외 동료과학자 의견, 혼자 있을 때 보는 의학과학잡지에서도 아이디어를 얻는다. 의학은 모든 분야와 접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재력 연구의사는 진료를 병행하는 상황에서 연구시간 확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김 교수는 “진료하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다만 앞으로 의대 내에서 다양한 제도가 생겨 의대 교수로서 해야 하는 교육, 연구, 진료, 봉사 등의 영역을 어떤 비율로 조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우리나라 의대 졸업생 중 1% 미만이 기초의학을 선택하는 것은 경제적 이유도 있을 것”이라며 “국가사업에 참여하면 인건비, 연구비 보조가 있기 때문에 의사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은 국가제도를 잘 활용해 달라. 지원받은 후 좋은 연구성과로 보답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환 이사는 “(의사과학자로서)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면 기업에서 제품을 만들어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이런 길이 점점 더 열리고 있다. 산업계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시야를 넓게 가지면 충분히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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