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경북의사회장 “국민 경각심 환기해야”
경북 지역도 중환자병상 부족 심각…“어렵다”
“의료전문가와 상의해 지침 발표해 달라”

비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비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50.3→62.8%로 12.5%p나 증가했다.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도 59.5→64.7%로 높아졌다.

코로나19 1차 유행 지역이었던 경상북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5일 오후 5시 기준 경북 지역 중환자 병상은 1개 남았으며 준중환자 병상은 없다. 의료 현장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경상북도의사회 이우석 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 병상은 물론 인적, 물적 자원 모두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경각심 환기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특히 정부가 “의료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으로 의료인의 사기를 꺾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피로 누적이나 인력 부족’을 이유로 코로나19 환자 병상 배정을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방침을 꼽았다.

이 회장은 “정부는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의료 전문가와 상의해서 지침을 발표하고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며 “제발 의료인의 사기를 꺾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우석 경상북도의사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응 등 의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우석 경상북도의사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응 등 의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 중심으로 코로나19 1차 유행이 발생하면서 지역 의료기관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의사회는 어떤 활동을 했는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많은 회원들이 본업을 뒤로하고 봉사했으며 감염 위험 속에서도 의사의 소명의식으로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이 함께 어려움에 처했는데도 경북은 물품이나 인력 지원이 부족하게 이뤄지는 등 외면당한 측면이 있었다. 당시 경북의사회 부회장 겸 코로나19 대책위원장으로서 부족 물자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적십자 또는 도청 등 유관기관을 찾아가 후원을 요청했으나 이를 극복하는 데에는 더 큰 어려움을 느꼈다. 또한 정부와 지역 보건소 등 실무자 간 통일되지 못한 지침으로 혼선이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치단결한 회원들의 노력과 도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축적된 노하우와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의, 지원 등으로 안정화에 접어들며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한 지 한달 만에 코로나19 확진자와 위증증 환자 급증으로 다시 일부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수도권은 병상 부족 사태가 심각한데 경북 지역 상황은 어떤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오랜 기간 거리두기에 지친 국민들이 외부활동을 하다 보니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다. 특히, 수도권 발생률이 전체 확진자 수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면서 의료시스템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북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혹독한 시간을 보낸 만큼 당시의 노하우를 통해 보건당국, 유관기관과 협력해 적극적인 방어를 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포항의료원, 김천의료원, 안동의료원과 동국대경주병원, 영주적십자병원이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됐고 구미농협교육원과 문경STX리조트가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경북 지역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이 80%에 가깝고 민간병원 예비병상 운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1월 30일 0시 기준 포항의료원 등 감염병전담병원 5곳의 병상가동률이 76.9%다. 특히 포항의료원과 동국대경주병원은 병상 가동률 각각 96.4%, 93.3%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또 행정명령으로 민간병원 6곳이 확보한 중등증 예비병상 165개도 조만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된다면 의료 현장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이번 위기를 넘기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정부 각 부처뿐 아니라 의료전문가들이 모두 협심해 대처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환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병상은 물론 인적‧물적 자원 모두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의료인은 선별진료와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은 엄중하고 급박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혼란을 야기 하지 않도록 의료전문가와 상의해 지침을 발표하고 현 상황을 타개해나가야 한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병상 부족 우려가 커지자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 배정 거부 '불인정' 사유로 의료인에게 '피로 누적, 인력 부족' 핑계를 대지 말라는 식의 '코로나19 환자 배정 거부 치료 병상 관리방안'이 나왔다. 의료현장을 무시한 대표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제발 의료인의 사기를 꺾지 말았으면 한다.

-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공공병원 추가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야만 하는 공공병원 설립이 과연 의료취약지 해결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운영이 어려운 공공병원은 결국 수도권 의료기관 쏠림 현상에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환자들의 선택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의료기관은 이미 공공의료를 담당하며 정부 지침과 행정명령에 따르고 있다. 의료취약지에 대한 해결의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은 이미 해당 지역 의료를 담당하는 의료기관에 정당한 수가와 장비·인력·재정을 투입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는 것이다.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논란으로 의료체계 혼란이 가중될까 염려된다.

- 지방으로 갈수록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현장은 어떤가.

최근 울릉군보건의료원이 공중보건의사를 배정 받는 과정에서 필수진료과인 내과, 외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전문의가 배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울릉군보건의료원이 별도로 세 번에 걸쳐 전문의 모집 공고를 했지만 인력을 구할 수 없었다. 이는 공공병원 설립으로 의료취약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해당 진료과에 충분한 예산과 장비를 지원하고 보장된 수가와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근무 요건이 갖춰져야 해결할 수 있다. 의료전달체계 확립도 필요하다.

- 경북의사회는 대선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대구·경북권역은 보수가 다수인만큼 해당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 여당 후보의 고향이 대구·경북이고, 같은 의료인인 후보도 있다. 의협에서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의사회 역시 중립을 유지하며 협조하고 있다. 특히, 각 후보들의 보건의료 정책 공약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사전에 파악해 올바른 정책이 반영되도록 하겠다.

-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마련한 ‘제20대 대통령 선거 보건의료 분야 정책제안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직역, 지역 단체가 많은 의료계이기에 의견을 취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책제안서의 의견 취합 과정이 짧았고 많은 분야의 의견을 모으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정책제안서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은 긍정적이다. 이를 시도의사회와 공유해 지역 국회의원과 교류하는데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기 쉬운 구조인 의료계가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밟아가면서 단결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계 내부 온도가 달라졌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서울시의사회 산하 원격의료연구회 활동 등을 지켜보며 미래 의료를 준비하는 데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일방적인 대형병원 쏠림을 야기하는 원격의료 모델에는 반대한다. 시대적 변화는 우리가 막을 수도 없으며, 막아서도 안 된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화로 원격의료에 상응하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고 코로나19로 비대면이 당연시된 지금, 덮어놓고 저지하고 반대하기보다 비대면 진료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책임 소재, 정당한 수가 협의를 통해 의료전달 체계에 긍정적인 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 등 여러 사유로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실을 지키고 환자를 위해 활동하는 회원들이 있기에 건강한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코로나19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지금도 질병과의 사투에 열정을 바치는 회원들이 자랑스럽다. 경북의사회 제45대 집행부는 ‘모두 함께 행복한 의사회로!’를 기치로 출범했다. 의사회 존재 이유의 가장 첫 번째가 회원이다. 회원 권익보호를 위해 전심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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