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증가로 병상부족 심화…해결책으로 떠오른 ‘재택치료’
환자 상태변화 ‘세심히’ 파악 어려워…급격히 상태 악화되기도
병상부족으로 경증→중증 환자들 자택에 머물며 ‘중증도’ 높아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24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섰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상 배정을 하루 넘게 기다리는 대기자도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만 23일 기준 836명에 이른다. 병상 가동률도 80%를 넘나들고 있다.

대기시간은 1일 이상 319명, 2일 이상 257명, 3일 이상 138명이었으며, 대기자 중 70세 이상 고령자는 404명, 중증난치 질환자 1명, 외상·장애환자 4명, 임신부 2명, 고혈압·당뇨 등 기타 질환자는 425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부족한 병상관리를 위해 경증 및 무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재택치료’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재택치료 모니터링 협력병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일선 의료기관들은 앞으로 재택치료 확대에 앞서 제대로 된 환자관리를 위한 새로운 방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무증상·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재택치료를 운영하고 있지만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코로나19 환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비대면 진료 중심의 원격진료를 보완할 수 있는 진료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의 적극적 협조 ‘전제’ 돼야 하는 재택치료, 현실은?

재택치료 대상자는 입원 요인이 없는 7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확진자로, 70세 이상은 보호자가 있고 입원 요인이 없으면 재택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지자체 환자관리반이 최종 대상자를 결정해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 모니터링 협력병원에 의뢰·배정하고 있다.

재택치료 대상자로 결정된 환자들은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체온계 ▲해열제 ▲산소포화도측정기 등 ‘재택치료 키트’로 건강정보를 측정해 위치추적과 생체신호를 관리하는 ‘자가 격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매일 입력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협력병원 재택치료 전담 의료진들이 대상자를 기본적으로 1일 2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의료기관에 따라 고위험군으로 판단될 경우 1일 3회 모니터링을 시행하는 곳도 있다.

전화나 화상통화시스템을 이용해 원격으로 진료 및 처방을 하고 있으며, 처방약은 보건소가 지정한 약국으로 처방전이 발송, 의약품은 보건소나 별도 배송 서비스를 통해 환자에게 전달된다. 전담 의료진은 24시간 의료기관에 상주하며 보건소 및 협력의료기관, 119 등과 협력해 응급상황 발생 시 의학적 판단을 내리고 이송을 요청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환자가 직접 체온계나 산소포화도로 측정한 건강정보를 모바일 앱에 기록하고, 이를 토대로 의료진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하는 재택치료는 환자의 적극적인 협조를 전제로 시행되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어려움이 컸다. 

재택치료의 가장 기본이 되는 건강정보 입력단계부터가 난항이기 때문이다. 젊은 층은 어렵지 않지만 50대 후반으로 넘어가면 앱 순응도가 현저히 떨어져 정확한 정보 기입이 어렵다. 뿐만 아니다. 코로나19로 병을 치르고 있는 환자들이다보니 아프거나, 피곤해져 의료진의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도 발생해 환자 상태 파악을 위해 직접 보건소 직원들이 자택으로 출동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재택치료관리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경기도 A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앱을 잘 사용해야 하지만 50대, 60대만 되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직접 대면해서 가르칠 수도 없고 전화로 사용법을 설명해야 하는데 설명하는 것부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스스로 시간에 맞춰 앱에 정보를 입력해야 하고 입력이 안 됐을 때 의료진이 연락하면 받아 줘야 하지만 본인이 아프고 피곤해 마침 전화를 안 받게 되면 보건소 직원들이 출동해 환자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보건소도 역학조사에 약 배달, 생필품 전달 등 임시직까지 뽑아 돌릴 정도로 포화 상태다”라며 “환자 협조가 안 되면 상당히 어렵다. 중환자도 아닌데 건강정보 입력을 안 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야 하니 현장 인력들이 소모된다. 환자의 협조적인 측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증환자들의 지속적인 병원이송 요구도 현장 의료진들을 지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병원이송을 요구하는 경증환자를 설득하고 있지만 자칫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경우 그 책임은 의료진의 몫이기 때문에 빈 병상을 수소문해야 한다.

A병원 관계자는 “평소 감기로 열이 37.8도나 38.3도 정도 일 땐 전혀 불안하지 않았을 텐데 코로나19라고 생각하니 큰 일이 날 거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12세 환자가 열이 37.8도가 되니 보호자가 응급실에 가겠다고 난리가 났다. 의사들이 몇 번씩 전화를 하고 의학적으로 불필요하다고 설명을 했지만 끝내 보호자 설득이 안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보호자 동의가 안 되는 상황에서 추후 문제가 생기면 아주 큰 일이 될 테니 끝까지 환자나 보호자가 주장하면 해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불안감 때문에 불필요한 요구를 하더라도 이를 거절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불필요한 상황에 (병상 및 의료 인력 등) 자원을 소모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방 속도 따라가지 못하는 ‘약 배달’

원활한 재택치료를 막는 원인으로 ‘약 배달’도 꼽혔다. 환자에게 필요한 약 처방이 바로 이뤄지더라도 약이 자택으로 배달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약 배송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소도 늘어난 업무량에 추가 인력까지 채용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재택치료 협력병원인 B병원 관계자는 “오전 중 환자 문진을 끝내고 지금 당장 환자에게 필요한 약을 처방해도 보건소를 통해 배달되다 보니 환자들은 당일 저녁에나 받을 수 있다”며 “보건소에서는 인력충원을 하는 등 배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약을 복용해야 하는 시각을 건너뛰고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활치료센터처럼 한 장소에 있으면 1명이 쉽게 전달할 수 있지만 각 지역구로 환자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으니 쉽지 않고 급한 증상이 있는 사람의 경우 약이 필요한데 배달이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소에서 약 배달에 ‘오토바이 배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했다.

코로나19 환자 상태변화 ‘세심한’ 파악 어려운 ‘원격진료’

재택치료의 경우 고위험군을 배제하고 다소 안정적인 무증상·경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의료현장에서는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코로나19 환자를 원격진료로만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B병원 관계자는 “모니터링 팀에서 문진했을 당시 산소포화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열이 38도를 오락가락했던 환자라 병원으로 이송되길 바랐는데 (지자체) 문진 당시 38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응급으로 분류가 안 됐던 환자도 있다”며 “결국 이 환자는 상태가 악화돼 생활치료센터로 갔다가 상태가 더 안 좋아져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A병원 관계자도 “집에 환자를 두고 전화로만 진료를 해보는 건 의료진들도 처음이다. 환자가 앞에 있으면 진찰도 해보고, 청진도 해보고, 검사도 해볼 텐데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 상태가 미세하게 바뀌고 있을 때 사실 쉽게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환자 상태 파악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 (재택치료 대상을) 저위험군으로 많이 선별하지만 그렇게 선별하더라도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새벽에 응급실로 이송하는 일들이 자꾸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상부족에 현장 의료진 ‘발 동동’

하지만 최근에는 병상배정을 요청하더라도 병상이 부족해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병상부족으로 경증에서 중증으로 상태가 악화된 환자들이 자택에 머물게 되면서 재택치료 ‘중증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B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기침이 있으면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반드시 병원으로 가야하지만 병상이 없다보니 생활치료센터로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명확하게 폐렴 소견이 나와야 병원으로 가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며 “사실 재택치료를 해서는 안 되는 환자들이 재택치료 풀(Pool)로 들어오면서 전반적으로 중증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병상이 부족해 지방으로 배정되면 환자들이 멀리까지 갈 거면 조금 더 있어 보겠다고 한다. 환자는 먼 곳까지 가서 치료 받는 것에 대해 거부감도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배정받은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으라고 환자에게 이야기한다”고 했다.

A병원 관계자도 “최근에는 병상 수소문해서 찾아내기까지 1시간 30분이 걸렸다. 환자 상태는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데 병상 배정이 안 되는 것”이라며 “병상 배정이 안 되면 1~2일 숨차다는 환자를 계속 집에 두고 모니터링만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재택치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임신부도 어린 자녀를 돌봐야 하는 경우 등 일부 제한적인 상황에 따라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며 “열이 너무 많이 나거나 도저히 재택치료로 안 되겠다 싶을 때 병상배정을 요청하지만 며칠씩 걸린다”고도 했다.

늘어나는 재택치료 환자관리 효율적으로 운영되려면?

현장에서는 앞으로 재택치료 환자가 더 늘어났을 때, 환자관리와 더불어 병상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비대면 진료 중심의 원격진료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대면진료를 할 수 있는 진료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에도 경증환자들의 ‘민원’으로 병상배정을 요청하는 사례를 줄여 병상이 정말 필요한 중증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재택치료 환자가 늘더라도 병상부족으로 인한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현재는 환자상태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응급실로 이송해 검사를 하거나 병원에 입원하는 등 병상배정을 할 수밖에 없다.

B병원 관계자는 “경증에서 중증으로 환자 상태가 전환되거나, 모든 환자가 비대면 진료로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중간에 대면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때 병원에 입원하거나 응급실로 보내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보니 가용 자원이 더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부분을 재택치료 의사들이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 그런 방법이 없다”며 “앞으로 재택치료 환자가 더 늘게 되면 물샐 틈 없이 관리해야 할 텐데 그러려면 국가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장 의료인력 부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그는 “원격진료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책임 문제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커 재택치료 인력 확보 자체가 어렵다”며 “간호사들도 면접은 보고 있지만 이틀 일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 의사는 전담인력 자체가 없어 기존의 일에 재택치료 일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으로 재택치료 환자 의뢰는 계속 받고 있고 이번 주 들어 엄청나게 늘었다”며 “현재 인력으로는 더 늘어나는 환자를 케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장 확진자가 4,000명대로 늘었고 5,000명을 넘을 수도 있는데 재택치료 인력도 늘어나야 환자 관리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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