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연 충남의사회장 “정치인에 의해 밥그릇 싸움 단체로 왜곡”
“의사들, 회비 납부로 의협에 힘 실어줘야” 강조
"원격의료 논의 금기하지 말고 미래 준비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충청남도의사회 박보연 회장은 1일 의협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치인에 의해 의협이 ‘밥그릇 싸움이나 하는 단체’로 비춰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의사들이 정당한 권익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국민 지지를 얻는 첫걸음은 의협의 존재와 그 중요함을 국민에게 알리는 일”이라며 “코로나19 사태에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일선에서 의사들이 온갖 고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의협의 존재가 국민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박 회장은 그 원인을 정치권에서 찾았다. “의협의 모습은 못된 정치인들에 의해 그저 밥그릇 싸움이나 하는 단체로 왜곡돼 남았다”는 게 박 회장의 주장이다.

이에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의협이 대국민 홍보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사들은 회비 납부로 의협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 내부에도 변화를 촉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격의료 무조건 반대’ 주장이다. 박 회장은 “정치권에서는 이미 많은 진도가 나가 있는데 의료계 일부 리더들은 대비책 논의조차 금기시 하고 있다”며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피할 수 없는 미래를 현명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청남도의사회 박보연 회장은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의협이 정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회원들이 회비 납부로 힘들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청남도의사회 박보연 회장은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의협이 정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회원들이 회비 납부로 힘들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충남의사회장 당선 당시 ‘영악한 집행부’라는 표현을 썼다. 어떤 의미인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라는 고사성어가 손자병법 원문에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돼 있다. 정부 또는 다른 단체와 갈등이 생겼을 때, 상대는 우리가 쉽게 이기도록 놔두지 않는다. 백전불태란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즉 지지 않는 싸움을 한다는 의미다. 영악한 집행부란 투쟁에서 지지 않는 집행부라는 뜻이다.

- 회장 선거 당시 공약의 머리글자를 따서 ‘CASEH’라는 공약을 제시했다.

Communicative(소통하는 의사회), Advantageous(이익이 되는 의사회), Smart(영리한 의사회), Elegant(품격 높은 의사회), Harmonious(화합하는 의사회)가 공약이었다.

충남의사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회원들이 도의사회를 손쉽게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또 코로나19 백신 신속대응팀을 만들어 백신접종 관련된 혼란을 교통 정리하는 역할을 했다. 회원권익위원회를 활성화시켜 현지조사, 부당한 행정관청의 압박에 대응했다. 도지사, 도 보건정책과와 돈독한 민관 협조관계 만들어 원활한 민원처리는 물론 상호 이해하는 우호적 환경을 조성했다. 법무-노무 밴드도 신설했다.

정부, 여당이나 타 직역 등과 갈등이 생겼을 때 투쟁보다는 지략으로 이기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복지사업위원회 활성화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기부활동과 해외 물품지원 사업을 진행해 회원과 도의사회의 품격을 함께 높이고자 했다. 대학병원 소속 회원들의 사기 진작과 학술 발전을 위해 ‘충청남도의사회 학술상’을 제정하고 내년 춘계학회 때 수상할 예정이다. 충남의사회 문예공모전도 시행한다.

- ‘위드 코로나’로 불리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19 환자는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어 의료체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의원에서 독감(인플루엔자) 간이키트처럼 검사해서 코로나19 확진이 가능해지고 타미플루 같은 치료제가 개발돼야 진정한 위드 코로나가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해도 독감과 구별하기 힘들고 심지어 열이 없는 환자도 있다. 의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했을 때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자가격리와 휴업여부다. 코로나19 확진 검사가 현재처럼 PCR일 경우 의원급 대처는 한계가 있다. 의원들이 더욱 안전하고 적극적으로 진료를 하려면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진단 역량을 늘려서 의원에서 의뢰하는 검사들을 신속하게 소화해 줘야 한다.

의원은 코로나19 검사보다 백신 접종에 특화돼 있다고 봐야 한다. 부스터샷이나 매년 정기 접종에서 빠른 접종 완료율을 만들어 내고 오접종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코로나19 대응전략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어도 전담병원 병상 수나 검사역량은 장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 불법 대리 수술 사건, 수술실 성추행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자율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생각하고 있는 자율정화 강화 방안이 있다면.

천안시의사회장 시절 실현 가능한 자율정화 방법을 찾기 위해 검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방문해 담당자와 면담했던 적이 있다. 거기서 얻은 결론은 의협이 대한변호사협회처럼 자율징계권을 갖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율정화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가장 말초단계의 필요조건은 지역에서 신규 개원 시 반드시 시군구 의사회에 신고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천안시에 강력히 요구했지만 시차원에서 받아들이기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개인정보보호를 핑계로 일선 의사회에서 어디에 누가 신규 개업하는지도 알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자율정화는 요원한 꿈으로 보인다. 의협 이필수 집행부가 자율징계권을 쟁취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수술실 CCTV 설치법’ 국회 통과 이후 의료계 내부에서 나온 상시투쟁체 구성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사들을 대표하는 사람은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필수 회장 한 명이다. 상시투쟁체를 만들어 투쟁위원장을 임명한들 정부, 국회로부터 협상 상대로 인정받기 어렵다. 투쟁이든 협상이든 이 회장이 항상 선두에 서야 한다. 하지만 업무 분담의 필요성이 있을 때나 대외적으로 강력한 투쟁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을 때 한시적인 투쟁체를 조직했으면 한다.

- 의사들은 정당한 권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의사들이 정당한 권익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국민의 지지를 얻는 첫걸음은 의협의 존재와 그 중요함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이다. 의사들이 온갖 고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의협의 존재가 국민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절체절명인 현 상황은 의사단체의 존재감을 만천하에 떨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의협의 모습은 못된 정치인들에 의해 그저 밥그릇 싸움이나 하는 단체로 왜곡됐다. 억울하고도 슬픈 일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의사들의 노고와 희생은 드라마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눈물겹다. 의협 집행부가 적극적 대국민 홍보로 의사들의 활약상을 만천하에 드러내어 주기를 바란다.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 등불을 밝히는 것은 의사의 숙명이다. 남들 보다 잘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을 찾아서 하다 보면 대다수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의권은 싸우지 않아도 얻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시행된 지 4년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인간의 기본적 욕망과 의료현장의 실상을 모르고 이념에 경도돼 표만 의식하는, 상식 부족한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참사라고 평가한다. 원가의 80%에도 못 미치는 저수가 속에서 의사들의 희생으로 쌓아 놓은 건강보험 적립금을 매일매일 깎아 먹는 문재인 케어는 지금 당장 중지돼야 한다. 국민건강을 수호하려는 의사들의 충정어린 충고에 귀를 닫고 비상식적인 편향된 이념을 가진 분들이 거대 여당의 힘을 빌어 그들의 입맛대로 국민 건강의 백년대계를 재단해 내는 것은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당장의 표만 의식하지 말고 의협 집행부의 전문가들과 함께 적정 비용, 적정 보장 정책을 수립해 건강보험 재정을 과도하게 낭비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 대선을 앞두고 의사들의 정치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느 직역이든 많은 회원들의 든든한 지지와 재정적 여유를 바탕으로 투쟁 상대에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의사들의 정치력 약화는 남 탓이 아니고 바로 우리 자신들의 무관심 때문이다. 의협 회비 납부는 의사의 의무이자 권리다. 회비 납부율을 보면 실망스럽다. 완전한 회비 납부로 의협 집행부에 힘을 실어 줘야 정치인들이 의사들의 단합된 힘을 두려워하고 의정합의 파기 같은 망언을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의사의 정치력은 의협 회비 납부율에서 나온다.

- 코로나19 유행으로 공공의료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공공병원 추가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료 이용에 현저한 어려움이 있는 지역에 공공병원을 설립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도내 일부 공공병원은 정치인의 업적을 위한 포퓰리즘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시·군 조례 개정을 통한 무료 진료, 할인 진료 등으로 민간의료시장의 붕괴가 초래되고 수준 높은 민간의료기관의 신규 진입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정치인들에 의해 자행되는 불공정한 의료현장을 아무 대책 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공공병원은 본래의 설립 취지에 맞게 민간이 손댈 수 없는 공공의료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지역 의료기관과 동등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상생 발전해 나가야 한다.

- 지방으로 갈수록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현장 상황은 어떤가.

인력부족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신규직원 채용 시 요구하는 월급이다. 충남 지역도 간호사, 의료기사의 월급이 많이 올랐다. 그러나 초저수가 상황에서 계속 월급을 올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회원들의 고민이 크다. 병·의원 직원의 월급은 결국 의사가 행하는 진료 행위에 의해서 창출된다. 의료수가를 현실화하면 직원들의 급여도 인상할 여유가 생기고 집안에 숨어있던 장롱 면허자들이 보다 나은 수입을 위해 의료현장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수가 인상은 안정된 인력 수급을 위한 대책 중 하나다.

- ‘무조건 반대’이던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계 내부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환자 진료는 문진, 시진, 청진, 촉진, 타진의 기술이 융합된 종합과학이다. 따라서 문진과 시진으로 제한된 원격의료는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일부에서 시도되는,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한 원격의료를 통한 의료영리화 정책도 결사반대한다.

충남에도 격오지나 섬에 거주하는 분들은 병의원 방문이 매우 어렵다. 장애가 있는 분은 더 그렇다. 이런 환자들에 국한해서 지역 내 단골 1차의료기관의 원격의료는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원격의료 장비의 국가 보조, 미흡한 신체 진찰로 인한 예상치 못한 의료사고 발생 시 국가에서 지원하는 법 제정, 의사의 필요가 아닌 환자가 원해서 2차 의료기관으로 전원 시 의무기록의 전자 전송과 함께 자비로 고가의 의뢰료 부담, 3차 의료기관은 원격진료 불허 등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의료쇼핑으로 인한 재정낭비, 거대 자본에 의한 의료영리화를 방지하면서 IT 기술 발전에 힘입은 원격의료의 진정한 가치를 구현할 수 있다.

원격진료는 정치권에서 이미 많은 진도가 나가있는데 의료계 일부 리더들은 원격의료에 대한 대비책 논의조차 금기시 하고 있다. 지피지기 백전부태를 명심해야 한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피할 수 없는 미래를 현명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다.

-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미우나 고우나 의사들을 대표하는 단체는 의협이다. 많은 의협 임원이 보수도 없이 모든 의사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고맙고 존경스럽다. 많은 의사가 국회의원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 힘들다면 의협이 강해져야 의사들의 정치력이 강해진다. 정치력이 강해져야 무능하고 포퓰리즘적인 정치인들에게 강력하게 저항할 수 있다. 의협이 강해지려면 회원들의 관심과 지지, 회비납부가 중요하다. 13만 회원의 완전한 회비납부를 통해 의협이 강해지고 모든 의사들도 함께 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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