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용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시장 기대감 크지만 BM 불분명한 것이 고민"
가치중심 평가, 환자 접근성 향상 방법 고민해야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익 창출 구조 부재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디지털치료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가치중심 관점에서 디지털치료제를 평가하고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재용 교수는 청년의사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가 공동기획한 연속특강 '헬스케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오늘과 내일' 연자로 나서 디지털치료제 시장 현황을 설명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신 교수는 디지털치료제가 기존의 웰니스 프로그램(Wellness Program)이나 환자교육 프로그램과 달리 치료 이후에도 효과가 꾸준히 유지되는 점이 장점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치료가 끝난 환자들이 이후 디지털치료제 애플리케이션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그 치료 효과가 유지된다. 기존의 웰니스 프로그램은 반동효과(Rebound effect)가 일어났었다"며 "디지털치료제는 인지행동치료라는 기법을 이용해 환자의 잘못된 인지를 교정시켜주고 행동을 통해 스스로 체득할 수 있도록 해서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런 장점과 더불어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기업 가치 창출이라는 목적이 맞물려 디지털치료제 시장에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지금 산업계는 '디지털치료제를 잘 만드는 기업'이라는 평판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치료제 자체의 매출이 아니라 이용자 데이터를 비롯해 추가적인 가치 창출 가능성을 염두하고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과 함께 디지털치료제를 어떻게 한국 시스템에 안착시키고 경제적 가치를 생성할지 고민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한국 의료체계에서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사업모형(business model)이 불분명해 생태계 조성이 어렵다.

특히 현 수가체계에서는 디지털을 통한 행위가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신 교수는 "상대가치 수가체계에서는 업무량, 진료비용, 위험도를 평가해 수가를 산정하는데 디지털치료제는 일단 도입하면 의료진 업무량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진료비용도 마찬가지다. 위험도는 '선(先)출시'가 가능할 만큼 적다"면서 "지금으로서는 디지털치료제가 돈을 받을 수 있는 '구멍'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독일은 디지털치료제 의료 행위에 가치중심 평가를 도입해 공보험 중심 국가 중에서는 드물게 디지털치료제 수가를 신설했다. 먼저 디지털치료제가 안전성, 기능, 질, 보안 등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선출시 자격을 부여한다. 이후 12개월에 걸친 임상 결과가 평가 기준을 통과하면 연간 2,000유로까지 수가를 지급한다.  4주, 8주 등 중재 기간만큼 수가를 지급하기 때문에 보험자 설득도 가능했다.

현재 상대가치 수가체계(왼쪽)와 독일이 디지털치료제 수가 모델로 도입한 가치중심 의료체계 모델(자료 출처: 신재용 교수).
현재 상대가치 수가체계(왼쪽)와 독일이 디지털치료제 수가 모델로 도입한 가치중심 의료체계 모델(자료 출처: 신재용 교수).

신 교수는 "독일은 디지털치료제를 통해 질환 모니터링에 도움이 되거나 환자의 질환 이해도가 향상되고 의료진과 의사소통이 원활해졌다면 그 가치를 인정했다"면서 "폭넓은 범위에서 환자 삶의 질 개선이나 환자중심이라는 가치가 향상된다면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국가가 디지털치료제를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치중심 평가 도입과 함께 본인부담금 감면이나 면제 등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 개선도 필요하다고 했다. 디지털치료제 이용 경험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환자들이 선뜻 비용을 지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지난 2017년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조사에서 국민 중 40%만 건강관리서비스에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그것도 한 달에 4,700원 이상은 지불하기 어렵다고 한다"며 "이런 생태계에서는 서비스가 유지될 수 없다. 경험해보지 못한 가치에 지불 의사를 표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일단 한번 써보라고 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디지털치료제라는 것이 우리 의료체계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환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며 "독일은 디지털치료제 본인부담금을 아예 면제했다. 초기 시장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정부나 보험자가 초반에는 재정적으로 어느 정도 고전할 각오를 가지고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치료제의 지향점이 환자의 건강 향상이라는 부분은 기업, 보험자, 규제당국 모두 인식을 같이 한다"며 "여기에 또 다른 이해당사자와 의사가 (디지털치료제로 축적한)정보를 이용하고 상담하면서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상적인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치료제 시장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청년의사 유튜브채널 '의대도서관' 영상 '디지털 치료제, Myth, Truth, and Business Model'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