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교수 “중환자 수 중심으로 발표해야”
‘백신 패스’ 도입하되 고령층은 다른 유인책 필요 지적
“코로나19 수가 책정하고 민간병원도 같이 진료해야”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를 위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중심으로 한 사고와 정책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신 미접종자 수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꾸준히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5일 오후 공청회를 열고 방역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춘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 방안’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 완료율과 방역 상황을 종합해 단계적으로 방역 규제를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홍콩과학기술대(Hong K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김현철 교수는 지난 22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위드 코로나를 위해서는 확진자 수 중심의 사고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연세의대를 졸업한 의사로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보건경제학과 개발경제학 분야를 전공했다.

김 교수는 “현재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확진자 수 중심의 사고 구조다. 확진자 수로 인한 공포, 확진자 수 중심의 정책이 틀렸다”며 “확진자 수를 집계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추계하고 관리하되 보도자료 등 정부가 발표할 때는 확진자가 아니라 입원환자와 중환자, 사망자 수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단 확진자 수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군입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한 적이 있는데 항체를 가진 사람들 중에는 감염된 적 있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며 “정부가 코로나19 검사를 열심히 하면 확진자 수가 올라가는 등 여러 변수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아무리 어려운 질병이더라도 환자 수를 하나하나 세어가면서 정책을 세우지는 않는다. 그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얼마인지 등이 중요하다”며 “확진자 수로 위드 코로나를 결정할 수 없다. 감염병 관리 목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치명률이 낮아져도 사람들은 공포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 해왔던 방식에서 변화를 택하려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게 확진자 수 중심의 사고와 정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는 지난 22일 청년의사 유튜브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려면 가장 먼저 확진자 수 중심의 사고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는 지난 22일 청년의사 유튜브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려면 가장 먼저 확진자 수 중심의 사고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정책도 중요하다고 했다. ‘백신 패스’가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고위험군인 고령층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24일 0시 기준 70.1%로 정부가 위드 코로나 시행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70%를 돌파했다. 18세 이상 성인 대비 접종 완료율은 81.5%다.

김 교수는 “포르투갈을 보면 성인 백신 접종률이 98% 정도다. 우리나라 성인 백신 접종 완료율 80%에서 그대로 둔다고 해서 포르투갈처럼 98%까지 올라가지 않는다”며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의 절대다수가 미접종자들이고 그중에서도 고령층이다. 이쪽을 올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홍콩 사례를 들면서 고령층 대상 백신 패스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홍콩은 백신 패스 제도를 도입한 후 20~60대 접종률은 75%까지 올렸지만 70대는 40%, 80대 이상은 15%에 머물고 있다.

김 교수는 “백신 패스만으로는 안된다는 사실을 홍콩을 통해 알 수 있다. 고령층에는 백신 패스 효과가 없겠지만 젊은층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기에 (한국도) 도입하는데 찬성”이라며 “대신 언제까지 운영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계획을 갖고 가야 한다”고 했다.

고령층 백신 접종률 제고 방안으로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검사 캠페인을 한 적이 있는데 검사율이 10%도 안되던 집단이 있었는데 마을 앞까지 찾아가 캠페인을 진행하자 80%까지 올라갔다”며 “아파트 단지 앞까지 가서 바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하면 미접종자로 남아 있는 고령층의 절반 이상은 예방접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패스 자유권이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떻게 도입하느냐가 관건이다. 백신 접종만 인정하는 나라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이미 걸렸던 사람과 일주일 안에 받은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사람 등으로 폭을 넓혀주면 된다”고 했다.

코로나19 치료비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는 현 체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관련 수가를 마련하고 건강보험 체계 안으로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영원히 코로나19를 무료로 치료해주지는 않을 것 아니냐. 수가를 책정하고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며 “코로나19 환자를 공공병원에서만 볼 것도 아니다. 공공병원에서만 커버하기엔 부담이 있고 수가를 책정해서 민간병원도 같이 할 수 있도록 설득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며 하루빨리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20년 뒤 이 시대를 돌아보면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그룹은 학생들일 것이다. 특히 저개발국가, 저소득층 학생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며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진행한 연구결과 온라인 수업으로 지적능력은 30% 정도 극복됐지만 사회성이나 끈기 등은 0%, 전혀 극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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