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도담도담센터 개소 1주년…박은애 센터장 "극소저체중아 퇴원 후 치료도 지원해야"

체중이 1.5kg 미만인 ‘극소저체중아’의 출산율이 지난 1993년 0.13%에서 2013년 0.68%로 5배 이상 늘었다. 최근들어 저체중아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만혼, 만산에 따른 산모의 고령화는 물론 도시화에 따른 환경오염 때문이다. ‘이른둥이’라 부르기도 하는 극소저체중아는 성장발달이 일반 신생아보다 늦다. 그래서 신생아 사망률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이른둥이는 해마다 그 수가 늘고 있지만 이들의 치료나 퇴원 후 양육에 대한 지원 및 교육 프로그램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민간 기업과 NGO, 민간 병원이 손을 잡고 이른둥이 양육의 전폭적인 지지자로 나섰다. 이화의료원을 중심으로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한화생명이 손을 잡고 이화목동병원에 개소한 ‘이화도담도담지원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이화도담도담지원센터가 무료로 통합진료 서비스를 실시한 지도 벌써 1년이 됐다. 센터 개소 1주년을 맞아 “이렇게 큰일인지 모르고 시작했다”는 박은애 센터장(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을 만나 이른둥이 지원의 필요성과 과제에 대해 들었다.

Q. 이른둥이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환자 수만 7,162명이었는데 이는 5년 전(4,600명)에 비해 55.7%나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결정자료). 진료비로도 지난해 380억원 이상이 쓰였는데 이는 2009년 151억원에 비해 150%나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이른둥이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의술이 향상되면서 저체중아의 출산율과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의료장비의 발달로 진료비도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부모들의 병원비 부담이 적지 않은 셈이다. 그러다보니 월 100만원 정도 드는 비용을 감내하지 못해 치료를 방치하는 경우도 적잖다. 그나마 입원 시에는 정부가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진료비를 지원 해주지만 퇴원 후에는 이 또한 전무하다. 그래서 생계가 어려운 가정을 대상으로 퇴원 후 치료와 교육을 무상으로 지원해 주고자 이화도담도담센터가 출범하게 된 것이다.

Q. 공공병원에도 이같은 센터가 없는데 이대목동병원이 가장 먼저 두 팔 걷고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센터 설립을 먼저 제의해준 것은 기업(한화생명)이었다. 센터가 생기면 병원에서는 인적·물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기업으로부터 별도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는 않는다. 즉, 일종의 봉사활동 같은 개념이다. 이 센터에 투입되는 외부지원은 오로지 환자만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화생명 사회공헌팀과 기아대책이 이 센터를 만들기 위해 빅5 병원을 비롯해 여러 대형병원에 제의를 했다. 하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들었다. 6개월간 병원을 찾지 못해 센터 운영안이 표류하고 있었을 때 우연찮게 듣게 됐다. 상당히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 병원장 등을 설득해 센터를 개소하기로 했다. 물론 당시에는 (센터 운영이)이렇게 큰일인지 모르고 뛰어들긴 했다.(웃음)

Q.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극소저체중아 통합 의료지원센터’를 소개해 달라.

- 센터에서는 신생아중환자실(NICU) 퇴원 이후 이른둥이의 각종 인지발달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부모의 심리상담 등을 지원한다. 개소 당시에는 양천·강서구 주민과 이대목동병원 출신의 1.5kg 미만의 이른둥이 20개 가정을 모집했고, 이듬해는 대상을 외부로도 확대해 총 46명이 수강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로, 평일(주1~3회)에는 ▲통합재활치료센터에서 진료와 재활치료가 실시되고, 격주 토요일마다 ▲부모양육지원교실을 열어 무료 강좌와 특수발달, 음악치료, 심리상담 등을 실시한다. 그 외 ▲소아과 상담과 미숙아 발달(베일리 검사), 가정방문교육 등이 진행된다.

특히 부모양육지원과정은 환아의 개월별로 4개 그룹으로 나눠 음악치료, 특수발달교실, 심리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건강강좌나 심리상담은 받고 있지만 6개월 미만은 음악치료교실을, 6~9개월은 음악치료와 특수발달교실을 함께 수강하는 식이다. 이때 이대 간호대 자원봉사 학생들이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어 부모가 강의에 집중할 수 있다.

Q. 지원 프로그램이 비교적 탄탄하다. 일종의 학교처럼 입학부터 졸업까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런 과정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말 가족지원교실만 하더라도 처음 문을 연 지난해 9월 4일 건강강좌에 20개 가정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제대로 수업을 할 수조차 없더라. 우는 아이와 달래는 엄마, 분유 타러 가는 봉사자들…. 그야말로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이후 음악치료와 발달교실도 개월별로 수용도가 달라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다듬어 갔는데, 이제는 구역을 나눠서 한쪽은 발달교실, 한쪽은 음악치료 등 3가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강의도 30분 정도로 압축하고 친목도모 시간을 가지는 등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총 3시간씩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 학생들도 처음에는 아이를 어떻게 봐야할지 쩔쩔매더니 이제는 전문가 못지않다.

Q. 통원 치료부터 부모 심리상담까지 하려면 지원 인력이 많이 필요할 거 같다.

- 맞다.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이화여대 의대, 간호대, 사회복지, 특수발달, 음대 등 6개 단과대학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에서는 소아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간호학과 등 교수 5명, 특수치료, 음악치료 분야 초빙강사까지 더하면 교수만 10명이 참여한다. 지원교실 수업에는 간호대 자원봉사학생 10여명이 매번 도와준다. 물리치료사와 언어치료사도 고용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지난해 가족지원교실에만 강사 44명, 자원봉사자 121명이 투입됐고 횟수로 치면 850명이 수업을 들었다. 센터 운영을 총괄하는 나와 일부 교수들은 제외한 수치다.

Q. 통원치료 지원에 방문간호, 베일리검사 등 각종 검사까지 더해지면 운영비용이 만만찮겠다.

- 한화생명에서 연간 3억원씩 3년간 지원하도록 돼 있다. 비용으로만 따지면 이러한 프로그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치료 지원에 동참하는 교수와 강사 등 모두가 봉사한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지금 주말마다 2시간씩 강의를 해주고 있는 발달치료강사의 경우에도 외부에서는 시간당 50만원의 강의료를 받는 분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1/10 수준인 10만원만 드리고 있다. 처음 도움을 요청하면서 “나머지는 봉사라 생각해달라, 저는 무료로 하고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한 적이 있다. 그 외 심리치료, 정신과 상담, 언어치료 등 다른 선생님들도 1/10수준의 수당만 받고 기꺼이 봉사하고 있다. 만약 병원을 비롯해 이들이 힘을 보태주지 않았더라면 운영할 수 없었을 것이다.

Q. 지금의 센터를 만들기까지 힘든 점도 많았을 거 같다. 개인적인 보람이 있다면.

- 난 아기가 좋다. 아기들은 아플 때 울다가도 그 순간이 지나면 웃는다. 미숙아도 웃는다. 그 미소 때문에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금방 기운을 내게 되는 것 같다. 처음 신생아를 맡게(전공) 됐을 때처럼 지금도 마찬가지다. 특히 미숙아는 소아보다 치료에 대한 반응이 빠르다. 중환아실은 소아과의 가정의학과라고도 한다. 신장, 뇌 등 모든 분야를 다 봐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힘들기도 하다. 때로는 부모가 아이 치료결과에 대해 잘못된 글을 블로그에 올려 따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언제 그랬냐며 진료를 하곤 한다. 하루 종일 두통에 힘들다가도 애들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꼭 그 아이들로부터 양기를 받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센터도 자리가 잡혀가는 것 같아 성취감도 생기고 고마워하는 부모를 보면 나도 기쁘다.

Q. 아직은 이른 점이 있지만 센터 운영에 대해 중간 점검을 해본다면?

-최근 45명의 이른둥이를 대상으로 외래발달검진 결과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이들의 나이는 평균 28주, 체중도 평균 1kg이고, 남아가 49%정도 됐다. 베일리검사를 했더니 인지, 언어, 운동, 사회, 적응 등 5가지 항목에 걸쳐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언어의 경우 세부적으로 수용 및 표현 언어로 나누면 수용언어 점수가 좀 낮았다. 아이들의 상태가 더 나빠진 건 아닌가 싶었지만 베일리검사가 6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만큼 1년 뒤 평가결과가 없다는 점, 아이들의 연령차이도 영향이 있는 듯하다. 부모들의 양육스트레스 검사를 했더니 40명 중 6명이 우울증 수치가 높아 불안증세에 대한 집중관리가 필요해 보였다. 가정환경 조사에서는 다행히도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Q. 센터의 향후 계획이 있다면.

-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프로그램을 더 강화할 예정이다. 부모들의 심리치료를 기존 3회에서 6회로 늘리고 가정간호 서비스는 가정별 환경 관리를 할 계획이다. 언어발달 부분은 10월부터 월 1~2회씩 1:1 개인별 맞춤 언어치료를 하고 있다. 언어교육은 가정에서도 중요한 만큼 학습지처럼 과제를 내주면서 센터 교육이 집에서도 이어지도록 했다. 주말 가족지원교실은 발달, 장애, 부모, 음악, 가정지도 등 모든 과정을 커버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그렇게 관리를 받고 나면 24개월 뒤 졸업을 한다. 이제 1명이 졸업했고 12월에 5명이 추가로 졸업하게 된다.

Q. 정부 등에 극소저체중아 치료지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경제적으로 어려워 이른둥이는 중환자실에서 퇴원하면 그것으로 치료가 끝나는 경우가 있다. 본인 생계비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퇴원 후 치료는 엄두도 못 낸다고 하는 부모를 볼 때 걱정이 된다. 방치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서 센터에서 끝까지 도와주고 싶지만 여건이 녹록치 않다. 최근에는 1kg 미만의 극단저체중아도 늘고 있어 치료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하지만 정부는 입원 시 지원금을 한번 퇴원하면 중단하고 있고 중증도에 따른 지원도 하지 않는다. 신생아학회가 국회, 복지부 등 정부지원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도담도담지원센터 같은 센터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러한 센터의 중심에는 무조건 병원이 있어야 하고 부모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는 신생아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 그동안 모아진 프로그램과 자료들은 얼마든지 제공해줄 수 있으니 보다 많은 병원과 지역단체가 힘을 모아 센터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지원으로 조직적인 운영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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